1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번 집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개혁정책에 대한 성토와 비난을 넘어 과격 폭력행위까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불법집단행동이나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농민엔 자제를 공무원·교사엔 경고를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번 민중총궐기대회에는 10만~15만명이 참가한다. 이는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에 버금가는 규모다. 이번 궐기대회는 노동시장구조개혁 이슈뿐만아니라 역사교과서 문제, 쌀개방 문제까지 모두 포함돼 정부는 대규모 시위로 번질까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농민에게는 정부를 믿어달라며 자제를 촉구했고, 노동계에는 불법시위로 변질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공무원과 교사들을 향해서는 경고 수위를 높였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교육자로서 직무를 벗어난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며 “더이상 한국사 교과서 문제로 학교 현장이 분열되지 않도록 집단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은 “공무원들이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법집단행동을 한다면, 이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도전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이라며 “불법행위를 주도하거나 가담한 공무원에 대해 엄중 문책하는 한편 형사처벌을 위한 조치 또한 철저히 병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민주노총이 청년들이 외면하고 기득권 챙기기에만 급급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외면한 채 ‘노동개혁 반대’만 외치면서 정치 총파업까지 간다면 이는 실정법 위반”이라며 “‘정규직의 기득권 챙기기’라는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대기업 정규직이 대부분인 민주노총은 ‘좋은 일자리에 함께 하게 해 달라’는 청년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총 “경찰 막지 않는다면 평화적 행진”
민노총은 이번 민중총궐기에 11대 영역 22개 요구안을 제시하며 평화적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일자리노동 부문은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노동개악 중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모든 서민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농업 부문은 밥쌀 수입 저지·TPP 반대, 쌀 및 농산물 적정 가격 보장을, 민생빈곤 분야는 노점단속중단·순환식 개발 시행,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청년학생 부문은 재벌 곳간 열어 청년-좋은 일자리 창출 요구, 대학구조조정 반대를 내세웠다.
민주주의 부문은 역사왜곡 중단·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폐기, 공안탄압 중지·국가보안법 폐지·국정원 해체·양심수 석방 등이 요구안이다.
인권 부문은 차별금지법 제정 여성·이주민·장애인·성소수자 차별 및 혐오 중단, 국가인권위 독립성 확보 정부 및 지자체 반인권행보 중단을, 자주평화 부문은 대북적대정책폐기 남북관계개선 5·24조치해제 민간교류보장, 한반도사드배치반대 한미일삼각군사동맹중단 일본의 군국주의 무장화 반대 등이다.
세월호 부문은 세월호 온전한 인양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안전사회건설을, 생태환경 부문은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 계획 폐기, 신규원전 건설 저지·노후원전 폐기를 내걸었다. 사회공공성 부문은 의료 철도 가스 물 민영화 중단, 제주 영리병원 추진 중단·공공의료 확충을, 재벌책임 강화부문은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로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전환-하청노동자 직접교섭 참여 등 사용자 책임 이행 등이다.
특히 이날은 전태일 열사의 25주년 기념일이기도 해, 노동계는 전태일 열사가 묻힌 경기도 남약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추모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들은 오후 2시 30분 서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2015 전국노동자대회’로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는 생존권 쟁취 빈민-장애인 대회가, 오후 1시30분에는 대학로 방송통신대 앞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시민대회가 열린다. 오후 2시에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는 헬조선 뒤집는 청년총궐기가, 같은 시간 태평로에서는 농산물 가격보장 농민생존권 쟁취 농민대회가 예정됐다.
이 외에도 같은날(1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는 ‘재벌사내유보금 환수 결의대회’가, 삼일교 북측 산업은행 앞에서는 ‘성소수자 궐기대회’가 진행된다. 이들은 산발적으로 결의대회를 갖은 후 오후 4시 광화문으로 집결해 민중총궐기대회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광화문 인도로 행진하기로 신고를 마친 상태”라며 “행진경로는 서울광장에서 청운동사무소까지 인도다. 경찰이 인도행진조차 금지시키거나 막지 않는다면 평화적으로 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