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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前대통령 영결식 '첫국가장' 국회서 엄수..
정치

김영삼 前대통령 영결식 '첫국가장' 국회서 엄수

김현태 기자 입력 2015/11/26 15:29






민주화 운동 정치인 출신으로 처음 집권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우리 헌정 사상 첫 국가장이 마련됐다. '최연소·최다선' 의원의 마지막 등원이었다.  

[서울,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이날 오후 2시4분 국회의사당에서 김동건 전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1시간 20분간 진행됐다. 영결식에는 장례위원회 위원 2000여명은 물론 각국을 대표하는 주한외교단 및 조문사절단 80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유가족은 손명순 여사와 아들 현철씨 등 100명, 각계 인사 7900명 등도 국회 경내에서 고인을 기려 총 1만명 이상이 자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장과 국민장을 합친 첫 국가장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장례위원장 자격으로 조사를 낭독했다. "대도무문의 정치 철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우리 국민과 더불어 민주화의 길을 걸었다"고 고인의 지난날을 요약한 황 총리의 조사 내용처럼,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 임기 기간은 신한국건설을 지향하며 국정 전반에 걸친 변화와 개혁이 이뤄졌던 시기였다.
 

금융실명제 도입과 군 사조직(하나회) 숙정 작업, 공직자 재산공개 등이 단행된 것도 고인의 집권기였다. 황 총리는 "국가개혁은 깨끗하고 건강한 나라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면서 고인의 발자취를 우리 국민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고질적인 지역 감정 해소에 기여한 점도 마지막 가는 길에서 언급됐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광주 '5·18 기념재단'이 대통령님을 기리기 위해 유족들에게 공로패를 주기로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추모곡인 '청산에 살리라'가 국회에 울려 퍼졌다. 김 전 대통령이 생전 좋아한 노래 가운데 유족이 선택한 것이라고 행자부는 밝혔다. 바리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국립합창단, 구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불렀다. 고인을 애도하는 조총 21발이 1분간 발사되는 조총의식으로 폐식이 선언됐다. 장례를 검소하게 치르겠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노제와 추모제는 지내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영남권 지지 기반을 자산으로 청와대 입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신민당 시절부터 호남 기반 정치인인 고 김대중 대통령과는 라이벌 관계이기도 했다. 하지만 'YS=호남의 한을 풀어준 대통령'으로 호남 사람들이 기억할 정도로, 고인은 '광주의 비극'에 눈감지 않았다.
 
3당 합당을 통해 군사정권의 후예인 민정계 등의 힘을 모두 빌려 당선됐으나, 이 같은 작업으로 그는 민주화를 이룬 문민 대통령으로 기억되기에 이르렀다. 김 전 국회의장은 "통합과 화합이라는 휘호를 유언처럼 남긴, 정직한 언행일치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추모했다.

정치적 정통성을 공인받은 행복한 대통령이었던 고인을 회상하며, 휘날리는 눈발에도 불구하고 4대 종교 의식 등 긴 절차를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이들이 조용히 식순을 엄수했다. 

안장식은 오후 4시부터 유족과 조문객 각 125명씩 참석한 가운데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된다. 부인 손명순 여사와 자녀 5명 등 유족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조문객 대표가 헌화·분향한다. 유해는 현충원 장군 제3묘역과 제2묘역 사이 능선 쪽에 만들어진 묘지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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