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제 36회 청룡영화제가 화려하게 개최된 가운데, 진행자 배우 김혜수의 발언이 덩달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MC를 맡은 김혜수는 영화 '암살'이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진 뒤 던진 한 마디 "청룡영화상 너무 좋아요. 상 참 잘 주죠?"라고 말했다. 김혜수의 이같은 멘트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것은 앞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제 52회 대종상 영화제를 겨냥한 듯한 뉘앙스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대종상 영화제는 남녀 주연상을 비롯해 주요 부문 수상 후보자들이 대거 불참했다. 표면적으로는 스케줄 상의 문제였지만, 대종상 측의 발언이 시발점이 됐다.
앞서 대종상 영화제 측이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는 방침을 밝히며 시상식의 권위를 스스로 낮췄다는 비난을 받았고 결국에는 배우들 역시 대거 불참하는 파행을 빚었다. 또한 김혜수의 발언에는 두 시상식에 대한 수상 결과의 만족도 차이도 담겨있다.
이번 청룡영화제는 역대급 파행에 이어 몰아주기 수상으로 치명적 오점을 남긴 대종상 영화제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대종상에서는 흥행 성적으로도, 비평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암살', '베테랑'이 각각 1관(여우주연상)과 무관에 그친 반면, 청룡영화상에서는 전 부문 납득할만한 수상자 선정으로 빛이 났다. 올해를 대표하는 흥행작으로 꼽히는 ‘사도’,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이 골고루 상을 나눠가지며 대다수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남자 신인상에는 영화 '거인'의 배우 최우식이, 여자 주연상에는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 등 다양성을 갖춘 영화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청룡 남녀주연상은 배우 유아인과 이정현에게, 최우수 작품상 트로피는 '암살'의 몫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