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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공천중에 야는 초딩같은 신경전만,...
정치

여야공천중에 야는 초딩같은 신경전만,.

김현태 기자 입력 2015/11/28 15:02
조문 정국 끝나자마자 여야 공천 갈등 초읽기

“야권 운명이 본인들에게 달려 있다는 걸 알고는 있답니까?”



요즘 새정치민주연합 주변에서 ‘문·안(문재인 대표·안철수 전 대표)’을 입에 올리면 먼저 ‘냉소(冷笑)’부터 나온다. 한때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며 대권을 다퉜던 이들이 단 한 사람, 서로의 마음조차 품지 못하는 “초딩(초등학생) 리더십”에 갈수록 실망이 커지면서다.

 

 

 

당 안팎에서 야권 운명이 ‘문·안’에 달려 있다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고 한다. 이들의 ‘화성 남자, 금성 여자’ 같은 지루한 ‘밀당’(밀고당기기)에 참을 만큼 참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저런 속좁은 리더십으론 기대할 게 없다는 ‘현실 감각’도 작용한다. 당은 ‘문·안 협력’이라는 오지 않을 비를 기다리는 ‘천수답 정당’ 꼴이다.

“어떨 때 보면 둘 다 정말 초딩 같다”. 새정치연합 한 재선 의원은 이렇게 힐난했다. 문 대표가 띄운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논의 하나만 봐도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동문서답’은 도가 지나칠 정도라는 것이다. 두 사람 다 총선 패배를 걱정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실제는 말싸움뿐이기 때문이다.

문 대표가 지난 18일 공식 제안한 문·안·박 연대에 대해 “당의 큰 변화가 먼저”라며 문 대표 답변을 요구해왔던 안 전 대표는 열흘째 ‘무응답’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이라는 돌발 변수로 늦어진 측면도 있지만 안팎의 여론은 차일피일 결론을 내지 못하는 제1야당에 싸늘하다.

당내에선 엄습하는 총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당 ‘간판’인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다. 당 전체가 두 사람만 쳐다봤다. 하지만 이들은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직접 만나지 않고 언론을 통한 ‘간접 대화’만 했다. ‘신뢰 부재’만 도드라졌다.

‘동문서답’만하는 안 전 대표에 대한 시선도 싸늘하지만, 직접 만남을 통해 설득하는 ‘삼고초려’도, 안 전 대표 참여 명분을 만들어 주는 노력도 없는 문 대표의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윽박지르기 식” 공개 연대 제안에 대한 비판도 따갑다. “진짜 진정성 있는 소통 노력을 한 적은 있는가”(한 재선 의원)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모습은 3년 전 대선 후보 단일화의 ‘재방송’이라는 평가다. 안 전 대표 양보로 문 대표로 단일화됐지만, 이미 깊어진 불신과 감정의 골로 인해 ‘화학적 결합’은 되지 못했다. 모두 두 사람의 ‘평행선 같은’ 대화 탓이 컸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에도 29일 문·안·박 연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예고한 안 전 대표에게 시선이 쏠려 있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그동안 들은 주변 의견들을 종합해 답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29일 이후 문·안·박 연대가 성사되든 안되든 총선을 앞둔 당 운명을 두고선 ‘한숨’ 소리만 커진다. ‘문·안’의 그간 모습을 보면 연대가 성사된다 해도 이어질 ‘소음’이 적지 않을 게 뻔하다는 예상 때문이다. 이 경우 두 사람 ‘밀당’에 대한 실망감이 쌓이고, 총선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비주류에 가까운 한 재선 의원은 “(문·안이) 국민을 상대로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조문 정국이 끝난 후 여도 야도 당내 갈등이 고개를 들 전망이다. 내년 총선 공천의 주도권을 놓고 각 정당의 계파 전면전이 멀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의 뇌곤은 공천 룰 특별기구 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말 새누리당은 공천 룰을 논의할 특별기구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두 달이 지나가도록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으로 위원장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선거구 획정이 법정시한인 13일을 넘기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김무성 대표가 총선 일정을 고려해 공천특별기구 대신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를 조기 출범해 공천 일정과 세부 룰 등을 논의하자고 하자 서청원 최고위원이 기존에 약속한 공천특별기구를 먼저 구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발한 것이다.

물론 양 측간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서거 정국이 오기 전인 지난 19일 원유철 원내대표의 중재로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비공개 회동을 했지만, 흐지부지하게 끝났다.

김무성 대표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천특별기구를 만들고 그 다음 총선기획단과 공천관리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순서"라고 물러서면서 공천특별기구 구성에 탄력이 붙는 듯 보였지만 특별기구 위원장을 누가 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이 불가피하다.

지난 9월 갈등처럼 김무성 대표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입장이 분명하고, 친박계는 국민 여론조사 50과 당원 50을 통한 경선을 취해야 한다고 하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우선공천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는 논란이 됐던 박근혜 정부 전현직 인사들의 영남 물갈이설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상도동계 출신인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장례기간 동안 사실상 상주 역할을 수행하면서 갈등은 일단 수그러들었지만 언제든지 문제는 불거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대해 "백날 우리 경제를 걱정하면 뭐하나"라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되는 것이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도리인데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하면서 자기 할 일은 안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강력한 입장을 밝힌 만큼 여권 갈등은 다소 늦춰질 수는 있다.

그러나 공천 룰 특별기구 구성 논의가 재개되면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 문·안·박 연대발 내분, 29일 안철수 답변이 고비

다소 소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여권과 달리 새정치민주연합은 조문 정국이 끝나자마자 내분이 발발했다.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 연대 (문재인·안철수·박원순)를 제안한 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은 급작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표가 광주 조선대 강연에서 비주류들을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비주류는 분개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비공개 최고위원 중진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국민과 당원이 선출한 지도부의 거취 문제를 지도부와 단 한마디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해 발표했고, 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천권 요구세력'으로 폄하한 것은 문제"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호남 의원 17명 역시 성명을 통해 "문안박 연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 절차에 있어서 지도부와의 협의가 없었고 보완될 필요가 있다"면서 "문 대표가 당 대표를 비판한 의원들은 공천권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간주한 폄훼성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이같은 비주류의 요구에 대해 사과하고, 비주류 폄하 반발에는 "문안박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원론적인 언급이다. 양해해 달라"고 했다.

김상희·김현미·김태년·백재현·안규백·우상호·유기홍·윤호중·이목희 의원 등 초재선 48명도 이날 성명을 통해 "당이 단합하는 길은 현실적이고 구성원 대다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그 관점에서 문·안·박 연대를 지지한다"는 안철수 의원을 압박했다.

비주류의 기본적인 입장은 문재인 대표의 선 퇴진과 각 계파 수장 및 당 외 야권인사를 포함한 공동선대위 구성이다. 이는 국회의원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 20% 의원들이 경선 기회도 부여하지 않는 혁신위의 공천개혁안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다.

비주류의 대표격인 안철수 대표가 29일 문·안·박 연대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로 해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은 중대 기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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