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있었던 광화문 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의식 불명인 백남기(69) 씨의 딸 백민주화 씨가 27일 "아버지는 지금 기적이 아니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백 씨는 이날 서울대학교 병원에 문병 온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만나 이같이 말하며 "뇌 손상이 너무 심하시고, 폐렴기가 와서 다시 항생제를 투약하고 있다. 그냥 악화되는 것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 씨는 "죽어가는 사람은 저기 누워 있는데 왜 아빠를 저렇게 만든 사람은 나타나지 않느냐"면서 "우리는 아버지를 거의 잃었고 한 가정이 흔들리고 있는데,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이게 무슨 일이냐. 정말 너무한다"고 토로했다.
백 씨는 "저희 아버지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을 지켜달라고 그 말 한마디 하러 간 것"이라며 "평생을 바르게만 살아오셨던 분"이라고 덧붙였다.
백 씨는 "제발 책임자를 끌어내서 사과하게 해주시고 처벌받게 해달라"며 "그러면 아빠를 잘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아빠가 의로운 일을 하다가 돌아가시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보내드릴 수 있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백남기 씨의 부인 박경숙 씨도 "사고 난 지 2주일이 됐는데 아무 진전이 없으니 저희 가족들의 심장이 터진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선 책임자가 와서 사과하는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아빠가 원하셨던 요구 사항(한중 FTA 농민 피해 보전 대책)을 100% 관철하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원내대표는 병문안 직후 서울대학교병원 후문에 있는 농민 대표단 농성장을 찾아 "경찰이 과잉 진압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저를 비롯한 많은 의원들이 (오는 12월 5일 2차 광화문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