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포급(2천t급) 잠수함을 동원해 동해 상에서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SLBM 수중 사출시험은 지난 5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북한,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했으나 실패한 듯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28일 오후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으나 실패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오늘 오후 동해 잠수함에서 SLBM을 시험 발사한 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안다"면서 "SLBM의 보호막 덮개 파편이 동해상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 북한이 전략잠수함에서 탄도탄수중시험발사라며 보도한 장면. << 연합뉴스 DB >>
2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이후 동해 상에서 북한이 SLBM 수중 사출시험을 했으나 실패한 정황이 포착됐다.
사출시험 과정에서 미사일의 궤적은 포착되지 않고 SLBM의 캡슐(보호막) 파편만 동해 상에서 포착돼 정상적인 사출시험은 아니었던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5월 8일 동해 수중의 신포급 잠수함에서 동체에 '북극성-1'이라고 표기된 SLBM 모의탄의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잠수함에서 발사된 SLBM 모의탄은 물 밖으로 솟아올라 150m 정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번 북한의 SLBM 발사시험은 SLBM 개발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이며, '12·11 차관급 당국회담' 일정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SLBM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발사 시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강원도 원산 앞 동해 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고 이번 SLBM 수중 사출시험을 했다는 점에서 남북 당국회담 합의 전부터 계획된 발사 시험일 가능성이 크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 자신의 (SLBM 개발) 일정이 있을 것"이라며 "주변 환경에 의해 조금씩 조정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기본 일정이 있을 것이고, SLBM은 자신들이 개발하겠다고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꾸준히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대화를 고려하지 않고 군사적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자체 일정에 따라 이번 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남북이 지난 26일 판문점 실무접촉을 통해 다음달 11일 개성에서 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직후 북한이 '새로운 군사적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SLBM 발사 시험을 했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대화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본격적인 남북대화에 앞서 자신의 군사적 능력을 과시해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SLBM 발사 시험 의도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북한의 군사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주도하는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며 "군사적 능력을 키워나가면서 국제사회를, 또 남측을 압박하는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는 (우리 당국이) 실패했다고 보지만 또 시험발사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당국회담이 열리는) 12월 11일까지 추가 시험발사가 없다면 문제가 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재차 시험발사를 해서 성과를 내면 당국회담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