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동교동계가 함께 지난 1984년 결성돼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가 오늘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송년회를 개최한다.
올해로 출범 31년을 맞은 민추협의 이번 송년모임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처음 맞이하는 자리다.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는 최근 YS의 국가장을 치르면서 '동지애'를 재확인한 만큼 이번 송년 모임에서 YS 국가장 동안의 수고를 격려하는 한편,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동 송년회는 민추협의 양대 축이던 두 전직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에서 갖는 첫 모임으로, YS 국가장 동안의 수고를 격려하고 과거 민주화 투쟁 당시를 회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YS가 사실상의 유언으로 '통합과 화합'을 당부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지역주의 청산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민추협은 두 정치 거목의 정신을 계승·발전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두 정치 거목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논의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노갑(동교동계)·김덕룡(상도동계) 공동이사장과 공동회장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상도동)와 박광태 전 광주시장(동교동)을 포함, 고문을 맡고 있는 김상현 전 의원, 박관용 전 국회의장,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민추협은 1984년 5월18일 전두환 정권의 탄압에 맞서 상도동계와 동교동계가 결성한 정치결사체로, 1985년 12대 총선을 거쳐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쟁취에 이르기까지 민주화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양김의 대선 후보 단일화 실패 이후 해체됐다가 2002년 사단법인으로 부활했지만 이렇다 할 역할은 없었다.
하지만 2009년 DJ 서거 직전 양김의 화해와 이번 YS 국가장을 계기로 재조명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던 2009년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 주재로 상도동계과 동교동계 인사들이 만찬을 했고 2010년에는 22년만에 ‘교차세배’를 하는 등 양측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시도가 있었다.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통합과 화합이라는 YS의 정신을 살려가며 앞으로 기념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김대중 두 전직대통령이 함께 찍힌 사진을 전시하는 사진전을 통해 영호남 화합과 국민통합을 도모하자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인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1984년 민추협을 설립하면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협력했던 정신을 다시 살려 양측이 새로운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