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신도회가 한 위원장에게 강력히 항의하며 이날 중 경찰에 자진출두하라고 요구하고 나섰고, 이에 한 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민노총 조합원들이 경내에서 나왔다.
조계종과 경찰 등에 따르면 신도회는 오후 2시께 조계사의 한 위원장 거처에 찾아가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들어와 신도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항의하며 "조속히 조계사에서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박준 신도회 부회장은 이날 경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도회장이 한 위원장에게 오늘 중으로 경찰에 자진출두하라고 요청했지만 (한 위원장이) 5일만 시간을 달라 해서 강제로 끌고 나오려다 실패했다"며 "우리 힘으로 안 되니 경찰을 동원해야겠다"고 말했다. 신도회의 강력한 항의에 이영주 사무총장 등 한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민노총 관계자들은 조계사 경내에서 나온 상태다.
경찰은 경찰관 6개 중대를 조계사 인근에 배치해 경계를 강화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 중이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신도들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조계사 밖으로 나오면 체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 위원장이 신변의 불안을 느끼고 조계사에서 탈출을 시도할 개연성도 커지고 있어 경찰은 순찰과 검문검색을 한층 강화했다. 한 위원장은 조계종 화쟁위원회를 통해 내달 5일 '2차 민중총궐기' 집회 진행을 위해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경찰은 이날 오전 공문을 보내 공식적으로 대화 거부 의사를 밝혔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 위원장은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라며 "화쟁위의 제의 내용은 그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고 대화하자는 것이어서 경찰로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