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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10명 중 4명 "은퇴 후 나는 빈곤층"..
경제

중산층 10명 중 4명 "은퇴 후 나는 빈곤층"

김용진 기자 입력 2015/12/03 09:42

우리나라 중산층 10명 중 8명이 스스로를 빈곤층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 중산층의 상당수가 은퇴 후 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식비 같은 기본적인 생활비 외에도 자녀 교육비 부담 등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보니, 국민연금 외에는 딱히 노후 대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2일 '2016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를 통해 대한민국 중산층의 자화상을 그려봤다. 통계청이 규정하는 '중산층'은 지난해 4인 가구 월소득 중간값(375만6000원)을 기준으로 50~ 150%(187만8000원~563만4000원)에 해당하는 소득을 올리는 가구를 말한다. 전체 가구의 65.4%가 여기 속한다. 조사 대상 중산층은 지난해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이 중위소득의 50∼150%(188만∼563만 원)에 해당하는 계층의 30∼50대 남녀 1128명이다.


설문 결과, 우리나라 중산층의 평균적인 모습은 '본인 소유의 102.4㎡(31평) 아파트에 살면서 중형급 이상 자가용을 보유한, 하루 2.1잔의 커피를 마시고 6200원짜리 점심을 사먹으며 8.2시간 일하는 직장인'이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7시간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이 최근 3년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고, 한 달에 영화 관람 등 문화생활을 즐긴 횟수도 0.9회에 그친다.

소득 기준 중산층으로 분류돼 설문조사 응답자의 79.1%는 스스로 ‘중산층보다 아래’에 속한다고 답변했다. 한국의 중산층 10명 중 4명은 노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노후 준비 수준을 고려할 때 자신과 배우자의 은퇴 후 예상 월소득을 묻는 질문에 39.3%가 100만 원 미만이라고 대답했다. 

‘3층 연금’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모두 보유한 사람은 13.9%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 7.5%는 연금을 하나도 들지 않고 있었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40%에 그쳤다. 노후 대비용으로 마련한 금융자산은 평균 2664만 원이었다. 준비한 금융자산이 하나도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도 30.1%나 됐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수준을 충족하려면 월소득이 515만원은 돼야 한다고 답했다. 또, 지금은 2억3000만원가량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을 갖고 있지만, 순자산이 6억6000만원 정도는 돼야 중산층이라 느낄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중산층을 월 소득으로 가르지만, 실제론 소득만이 아닌 소비 수준과 삶의 질까지 포함해 복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괴리가 큰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이윤학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은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특히 은퇴 후 중산층으로 사는 게 더 어려운 만큼, 최대한 은퇴 시기를 늦추거나 개인연금에 가입해 노후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되도록 작은 집으로 갈아타는 등의 소득 마련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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