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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그래도 봄은 온다..
오피니언

[덕산 김덕권칼럼] 그래도 봄은 온다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8/04/10 07:11 수정 2018.04.11 13:51
▲김덕권 칼럼니스트

그래도 봄은 온다

지난 4월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공연 ‘–봄이 온다-’가 4월 5일 방영됐습니다. 이날 공연의 오프닝은 정인과 알리가 장식했으며, 사회를 맡은 서현은 “이렇게 뜻 깊은 자리에서 사회자로 인사드리게 됐다. 남과 북, 북과 남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느끼면서 감동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특히 가수 이선희가 부른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할 때는 통일의 그날이 가까워 왔다는 것을 실감하는 것 같아 몸이 다 떨렸습니다, 그 노래의 가사를 한 번 음미해 볼까요?

<아름다운 강산>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실바람도 불어와 부풀은 내 마음/ 나뭇잎 푸르게 강물도 푸르게/ 아름다운 이곳에/ 내가 있고 네가 있네/ 손잡고 가보자/ 달려보자 저 광야로/ 우리들 모여서/ 말해보자 새 희망을/ 하늘은 파랗게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구름은 하얗게/ 실바람도 불어와 부풀은 내 마음

우리는 이 땅 위에/ 우리는 태어나고/ 아름다운 이곳에/ 자랑스런 이곳에 살리라/ 찬란하게 빛나는/ 붉은 태양이 비추고/ 파란 물결 넘치는/ 저 바다와 함께 있네/ 그 얼마나 좋은가/ 우리 사는 이곳에/ 사랑하는 그대와 노래하리/ 오늘도 너를 만나러 가야지/ 말해야지/ 먼 훗날에 너와 나 살고 지고/ 영원한 이곳에 우리의/ 새 꿈을 만들어 보고파

봄여름이 지나면/ 가을 겨울이 온다네/ 아름다운 강산/ 너의 마음은 나의 마음/ 나의 마음은 너의 마음/ 너와 나는 한마음 너와 나/ 우리 영원히 영원히/ 사랑 영원히 영원히/ 우리 모두다 모두 다 끝없이/ 다정해

어떻습니까? 아마 이 평양공연실황을 보고 벅찬 감동을 느끼지 않으신 분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특히 저는 통일운동에 관심이 깊어 오래 전에 원불교 통일운동단체인 <원불교 모려회(圓佛敎 慕麗會)> 회장직을 역임하였고, 그 이전에 원불교 남자교도들의 모임인 <원불교 청운회(圓佛敎 靑耘會)> 회장 때 이미 빵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평양에 10여 일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2004년 3월, 당시에는 남북교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베이징을 경유해 고려항공 비행기를 타고 평양 순안 비행장에 내려서의 풍경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와! 이곳이 북한 땅 평양이구나!’ 그런데 지금이야 안 그렇겠지만 비행장 출입국장의 화장실은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소형버스를 타고 시내로 진입하는데, 정말 황량감만 들어 서글픈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숙소에서 행장을 풀고 파트너인 조선불교도연맹으로 향했습니다. 봄이 왔건만 어찌 그리 춥고 을씨년스럽던지요! 난로 하나 없는 냉방에서 간단한 환영행사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곧 이어 법당에서 예불(禮佛)을 올렸지요. 스님이라기보다는 속인이나 진배없어 보이는 북한성직자들과 벌벌 떨면서 반야심경을 독송(讀誦)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004년 3월 26일, 평양 도심외각에 위치한 빵공장 준공식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기존의 창고 같은 건물을 손질하여 빈약한 빵공장을 만든 것입니다. 그래도 빵이 쉴 새 없이 구워져 나왔습니다. 무려 하루에 4만개의 빵이 쏟아져 나오는 것입니다. 그 빵으로 평양시내의 어린이집과 초 중등학교 까지 급식을 한다 했습니다.

헐벗고 헐 먹는 북한 어린이들이 우리들의 온정으로 얼마간이라도 영양섭취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저 가슴이 뿌듯하였습니다. 지금은 5 ‧ 24 조치로 남북이 얼어붙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주어야 합니다. 지금은 이 빵공장이 국수공장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오히려 국수가 평양시민이나 학생들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데에는 더 효과가 있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 우리는 얼마나 혹독한 겨울을 지냈는지요? 5 ‧ 24조치로 그 아름다운 금강산도 갈 수 없게 되었고, 이제는 개성공단 까지 철수해 그나마 이어져 오던 남북교류가 끊긴지 그 몇 해던가요? 그러던 것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삼지연악당이 들어오고, 올림픽 동시 입장이 실현되었으며, 이제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코앞에 다가온 이 시점에 우리의 예술단이 ‘동평양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봄이 온다.’는 문화공연을 가졌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 땅에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이로써 봄날의 새싹처럼 남과 북, 북과 남의 관계에 새로운 희망이라는 꽃이 피어나는 것 같지 않은가요? 백지영은 ‘총 맞은 것처럼’을 열창했습니다. 이 곡은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백지영의 무대에 대해 노래가 신곡인지, 남측에서는 어느 정도 가수인지 물어봤다고 알려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수 강산에는 기타 연주와 함께 ‘라구요’ 무대를 선사하며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YB 윤도현은 16년 만에 다시 북한을 찾았다고 합니다. 윤도현은 ‘1178’이라는 노래를 불러 감동을 전했습니다. ‘1178’은 한반도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의 거리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 노래에 대해 윤도현은 “적어도 다음 세대에게는 전쟁의 불안함이 아닌 평화를 선물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모두 같은 마음이라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이 외에도 레드벨벳의 ‘빨간 맛’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이선희의 ‘J에게’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등을 열창했습니다.

이제 누가 뭐라 해도 이 동토(凍土)의 한반도에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는 그 아름다운 금강산에도 다시 가고, 막힌 개성공단도 힘차게 돌려야 할 때는 왔습니다. 그리고 사분오열 된 남남갈등을 넘어 희망의 새 봄을 한 목소리로 소리쳐 불러야 합니다.

그리고 혹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봄이 온다-’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하여 덕화만발 카페 <풍류 음악 방>에 1시간 30분간의 공연실황 전체의 동영상을 올려놓았습니다. 모두들 한 번 보시고 그날의 감동을 맛보시면 좋겠습니다. 추운 겨울이 자나면 그래도 봄은 오는 것이니까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4월 10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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