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 대회'가 평화롭게 마무리됨에 따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도피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특히 집회가 끝난 다음날인 6일은 한 위원장의 은신을 인내해 온 조계사 신도들이 '자진 퇴거'를 요구한 날이라 긴장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 측이 6일 오전까지도 한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 등을 하지 않아 한 위원장이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시민사회단체 원로 인사들이 '2차 민중총궐기'를 하루 앞둔 4일, 19일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 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았다.
백 소장과 김중배 언론광장 상임대표,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 약 15명은 이날 오후 12시쯤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과 면담했다.
백 소장은 은신한 방 4층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민 한 위원장에게 "내 말 잘들어. 절집이란 데는 배고픈 놈들이 밥 얻어먹으러 오는 곳, 갈데 없는 놈이 잠자러 오는 곳이야. 배짱 좋게 밥 얻어먹고 잠 잘자"라고 소리쳤다. 이어 "절집에서 쌀 떨어졌다고 하면 내가 보살이니 나한테 전화하라고 그래. 내가 보내준다"고 했다.
백 소장의 말을 들은 한 위원장은 얼굴에 웃음을 띠고 합장하며 여러번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선생님, 제 걱정 말고 건강하셔야 합니다" 라고 답했다.
원로들은 조계사 방문에 앞서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중총궐기투쟁본부·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백남기대책위원회 등 3개 단체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5일 집회와 행진이 더 많은 국민들이 평화롭고 자유롭게 참여하도록 통제할 계획"이라며 "다 함께 서울광장으로 모여 달라"고 시민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김 상임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노동법 개악이 되면 노동자의 생존과 평화, 건강이 지켜질 수 없으니 온몸 걸고 싸울 수밖에 없지 않냐"면서 "싸움의 방법이야 여러 평가가 있겠지만 노동 뿐 아니라 기업경영 문제로 이해의 폭을 넓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