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회는 지난 1992년부터 월간생명보험통계를 발표하고 있는데 지급보험금 내역에 해약환급금이 포함된 건 2002년부터다. 이 기준으로 보면 올해 나온 해약환급금 규모는 정확한 수치가 잡히지 않은 1997~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대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 수준이다. 9월 기준 월평균 금액으로 따져도 올해가 가장 많다. 올해 월평균 해약환급금은 처음으로 1조 5000억원을 넘어 1조 5240억원을 기록했다.
실생활에 더 밀접한 손해보험의 해약 역시 증가세다. 올해 1~8월까지 손해보험사가 낸 장기해약환급금은 6조 6531억원이다. 지난해 동기간(6조 249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늘었다. 장기보험상품의 계약유지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특히 10년 이상을 납입해야 혜택을 볼 수 있는 연금보험의 경우 거의 절반가량이 10년 내에 보험을 해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의 10년 평균 유지율은 53.14%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인 57.07%보다 4% 가량 줄어든 수치다.
손보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 평균 유지율은 45.6%다. 지난해 47.19% 보다 1.6% 떨어졌다. 장기보험상품의 계약유지율도 떨어지는 추세다. 형편이 더 어려운 서민들이 결국 보험금 납입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유지율도 지속 감소하는 것이다.
경기상황의 잣대로 보는 해약환급금이 증가한다는 건 팍팍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보험업계로서는 해약뿐 아니라 효력상실도 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