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흉기를 든 40대 남성이 동료 환자를 상대로 2시간 반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가 경찰에 제압됐다. 병실에서 인질로 붙잡힌 50대 환자와 70대 노인도 무사히 구조됐다.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전 10시 18분께 인천시 남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 중인 A씨가 흉기를 든 채 동료 환자 B씨를 위협했다. 또 라이터용 기름을 들고 "병실에 불을 붙이겠다"고 협박했다.
병원 관계자가 112에 신고해 출동한 경찰은 특공대원 10명 등 경찰관 40여명을 투입해 병실 문 앞에서 A씨와 2시간 넘게 대치했다. A씨는 경찰의 접근을 막기 위해 병실 내 옷장과 냉장고를 병실 입구에 세워두고 B씨를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높은 사람과 대화하고 싶다"면서도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다. 또 취재진과 인터뷰를 원한다면서 시너, 소주, 담배 등을 사오라고 요구 하기도 했다. 최근 이 병원에 입원해 맹장 치료를 받은 A씨는 이날 퇴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 남동경찰서장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가 상황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자 낮 12시 42분께 경찰 특공대를 병실 내부에 투입, 방심한 A씨를 제압했다. A씨는 검거 직후 경찰에 "수간호사에게 아프다고 말했는데 진통제만 가져다주고서는 조치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와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