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9일 박근혜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기간제근로자법·파견근로자법 등 '노동개혁 5대 법안' 중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과 파견법의 이름을 변경하기로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노동개혁 5법 가운데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새누리당은 앞으로 기간제법은 '비정규직 고용 안정법'으로, 파견법은 '중장년 일자리 창출법'으로 부르기로 했다.
김 대표는 "비정규직 고용 안정법은 고용 기간을 더 늘려서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을 돕는 법"이라면서 "(비정규직의) 80% 이상은 이 법이 빨리 통과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간제법안은 35세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최대 4년까지 기간제 근무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어 "중장년 일자리 창출법은 중장년층이 새롭게 취업할 기회를 열어주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파견법에 대해서도 “이름을 ‘중장년 일자리 창출법’으로 바꾼다”며 “노동개혁 5법을 보면 근로자에게 불이익 되는 내용이 전혀 없는데 반대만 일삼는 야당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파견법은 파견근로자 업종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노동개혁 5법 중) 기간제법·파견법은 이름을 잘못 지어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은 근로자를 위한 법”이라고 했었다.
새정치연합은 노동개혁 5법(산재보험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파견법·기간제법)에 대해선 ‘분리 처리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5개 법안 가운데 파견법과 기간제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법안은 분리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도 전날 관훈토론회에서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분리 처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올해 안에 노동개혁법안이 통과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미 예산안도 통과되고 19대 국회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야당의 동의를 끌어낼 동력이 마땅찮다”고 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 “낡은 노동시장을 고집하면서 개혁을 거부하는 것은 청년들과 나라의 미래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야당과 노조 등에서는 정부의 노동개혁은 노동자들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기업을 위한 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또 정부가 청년일자리를 볼모로 노동개혁을 한꺼번에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