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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세탁기 파손' 조성진 LG전자 사장 1심 무죄..
경제

'삼성세탁기 파손' 조성진 LG전자 사장 1심 무죄

진 훈 기자 입력 2015/12/11 16:34
지난해 9월 독일 가전매장 내 경쟁사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혐의로 기소된 조성진(59)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은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윤승은 부장판사)는 11일 "조 사장이 공소사실처럼 세탁기를 손괴했다는 사실과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그의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올 2월 검찰은 조 사장과 조한기 세탁기연구소장(상무), 전모 홍보담당 전무 등 3명을 재물 손괴 및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조 사장에게 징역 10월을, 조 상무와 전 전무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원과 5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조 사장이 문을 누른 삼성 세탁기가 그 이후 정상제품과 달리 문을 한 번에 닫는 게 어려워졌으며, 해당 세탁기가 전시회 기간에 홍보 목적으로 진열돼 있던 만큼 이는 손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매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선 조 사장이 문에 큰 힘을 주기 어려운 자세를 하고 있으며, 조 사장의 범행을 증언하는 매장 직원들이 신빙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행동으로 문과 본체의 연결부(힌지)가 헐거워졌거나 문이 내려앉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사장이 매장을 떠난 후 그가 아닌 누군가 세탁기 여닫는 부분에 힘을 가해 흠집을 낸 점도 유리하게 고려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 이후 세탁기 문에 문제가 생길만한 다른 행동이나 원인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조 사장 등은 작년 9월3일 독일 베를린 가전매장 2곳에서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2대와 건조기 1대의 문을 아래로 여러 차례 눌러 힌지를 고의로 부순 혐의(재물손괴) 등으로 올해 2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사건 발생 이후 LG전자가 낸 해명 보도자료에 삼성 세탁기가 유독 힌지 부분이 취약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이 담겼다고 보고 조 사장과 전 전무에게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보도자료에 담긴 이 내용이 사실 적시가 아닌 의견 표명이라 허위가 아니고 고의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삼성과 LG의 합의로 삼성 측이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면서 명예훼손 혐의는 공소기각했다.


조 사장은 법정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욱 기술개발을 충실히 해 좋은 제품, 세계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세탁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측에는 하고 싶은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판결문을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관련 고소 고발을 모두 취하한 삼성 관계자는 "지난 3월 양측 고위 경영자간 합의로 고소 고발은 모두 취하했다" 며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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