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일본 규슈 중앙부, 아소쿠주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구주화산군은 해발 1,700m 이상의 산들로 이루어진 웅대한 산군으로 ‘규슈의 지붕’이라 불리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해발 1,786m의 구주산은 웅장한 산세와 빼어난 조망은 물론 광대한 고원과 규슈에서는 보기 드문 습지 등 다양한 경관을 지니고 있어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주 ‘영상앨범 산’ 구주산으로 떠난 여정에는 산과 자연을 찾아 하모니카 연주를 즐기는 구강내과 홍준표 교수, 일본산악칼럼니스트 우제붕 씨가 함께 한다.
일행은 구주산 산행에 앞서 규슈 올레길 중 하나인 사이키·오뉴지마 코스를 걷기로 한다. 규슈 오이타현, 사이키항에서 배를 타고 10여 분 만에 닿는 오뉴지마섬은 바다와 산, 마을이 조화롭게 어울린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 700여 명의 주민들이 살아가는 작지만 풍요로운 고장. 이 섬의 곳곳을 누비는 사이키·오뉴지마 코스는 과거 섬 주민들이 이용하던 산길을 새롭게 조성해 올해 3월에 개장한 규슈 올레 20번째 코스이다.
화창한 날씨 속에 마을을 따라 걷기 시작한 일행은 바닷길, 제방길, 숲길과 산길 등 아기자기한 풍경을 두루 만나며 오뉴지마섬의 최고봉, 도미산 정상으로 향한다. 우리네 올레 길을 꼭 닮은 섬의 봄 풍경을 따라 산책하듯 내딛는 걸음. 부드러운 산등성이로 향할수록 풍경은 한결 푸르고 향기로워진다. 그렇게 해발 192m 도미산 정상에 서자 막힘없는 조망 속에 푸른 바다와 주위를 둘러싼 산줄기, 섬마을의 전경이 그림처럼 놓여 있다.
구주산을 향한 첫날 산행은 시라미즈 광천을 기점으로 마에다케, 다카쓰카야마 방향을 따라 홋케인 온천 산장까지 이어진다. 이 코스는 험하기로 악명이 자자한데, 특히 마에다케는 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산으로 습기가 많고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이끼로 뒤덮인 산길이 대부분. 미끄러져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히 산행해야 한다.
원시림 구간을 지나면, 산길은 한없이 가팔라진다. 급경사의 짧지 않은 오르막 구간을 따라 걸음을 더해가자 이번엔 거친 바윗길이 가로막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산행.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해질 무렵 도착한 첫날 산행의 목적지, 홋케인 온천 산장(1,303m)에서 고된 여정을 마무리한다.
구주산의 품에서 맞이한 다음날 아침, 일행은 홋케인 온천 산장을 출발해 척박한 화산 지대를 따라 구주산 정상까지 오를 예정이다. 원시림과 바윗길이 주를 이루던 어제의 풍경과는 달리 오늘은 나무 한그루 없는 황량한 너덜지대가 일행의 발길을 인도한다. 가팔라지는 너덜지대를 올라 도착한 분기점, 구주와카레에서는 매캐한 유황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하늘로 뿜어져 나오는 유황 가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만으로도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는 구주산의 위용. 그 풍경 속에 일행은 해발 1,786m 구주산 정상에 무사히 올라선다. 조망이 빼어나기로 이름난 정상에 서자 구주산 일원의 굵직한 산봉우리와 아득히 솟아 있는 아소산이 그 명성을 실감케 한다. 위태롭고도 평온한 풍경, 구주산에서의 여정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난다. 22일 오전 7시 20분 KBS 2TV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