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선언' 논의 가능하나 제한적일 듯…미국, 중국의 의사 표명이 중요
[뉴스프리존 = 강대옥 선임기자] 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관한 성과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남북은 이번 27일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로 한반도 비핵화, 군사적 긴장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의 담대한 진전 등 3가지를 상정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들 중에서 비핵화를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근본적으로 비핵화 문제에 관한 최소한의 돌파구가 열려야 실질적인 평화정착이 가능하고 남북관계도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가장 중요한 의제가 비핵화라는 데는 우리뿐만 아니라 북측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움직임 등으로 예측해볼 때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있어 정상 간 큰 틀의 합의는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1일 김정은 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6주년 중앙보고대회에서 핵보유 언급을 하지 않는 등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전 언론사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합의)될 경우 평화체제를 한다든지, 북미관계를 정상화한다든지 이런 식의 원론적 합의는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며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달 대북특사단이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뒤 전한 내용이 정상 간 비핵화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고 돼 있었기 때문이다.
비핵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합의문에 명문화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특사단이 갔을 때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더라도 정상끼리 만나서 직접 확인하고 명문화하는 것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남북 간에 비핵화 논의를 이보다 더 구체화 하기는 힘들다는 견해가 주류를 이룬다. 북한이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원하는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이 우리보다는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된다면 5월 말∼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에서는 세부 사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평화적 체제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협의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체제 전환은 북한이 요구하는 '군사적 위협 해소' 및 '체제안전 보장'과도 맥이 닿아있어 북한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이슈다.
남북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을 위한 출발점으로 인식하면서 '적대 행위 금지'를 합의문에 담는 방안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문 대통령 특사단에게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확약한 바 있다.
'적대행위 금지'의 하나로 우리는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인 비무장화를 북측에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이 정전협정을 어겨가며 중화기를 들여놓고 있는 DMZ에서 GP(전방 소초)를 뒤로 물리고 중화기를 없앤다면 군사적 긴장완화와 군비축소에 있어 분단 이후 가장 실질적이고 진전된 성과로 여겨질 수 있다.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종전선언은 정전협정 체결의 당사국인 미국 및 중국이 함께해야 하는 문제여서 남북의 종전선언은 '의지'를 확인하는 데 만족해야 할 수 있다. 이는 남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본격 논의를 위한 좋은 회담 믿그림이 될 수 있다.
2007 남북정상회담 결과물인 10·4선언에는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