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적발 내용은 수출입을 악용한 무역금융 사기대출 2928억원,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재산국외도피 1528억 원, 비밀(차명) 계좌를 이용한 자금세탁 897억원이다.
H사 대표 조모씨(56·구속기소)는 올해 3월까지 291차례에 걸쳐 개당 원가가 2만원인 플라스틱 TV 캐비닛 가격을 1만배인 2억원으로 부풀려 총 1563억원을 수출신고한 뒤 받은 1522억원의 수출채권을 시중은행에 매각했다. 대출받은 돈 가운데 수십억원을 유용해 고급 빌라에 거주하면서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외제차량 10대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A사는 화물운송주선업자(포워더)와 공모해 자동차 부품을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처럼 허위 선하증권을 만들어 은행에서 불법 금융대출을 받았다. A사는 이후 이를 해외에 투자하는 것처럼 꾸며 국외로 송금한 후 다시 몰래 들여와 회사운영자금 등으로 썼다.
국내 면세점에 이탈리아산 명품 의류를 판매하던 K사는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영업하는 수법으로 수익금 1053만 달러(약 125억원)를 또 다른 비밀계좌를 이용해 세탁한 후 스위스·버진아일랜드 등에 개설한 계좌에 숨겨두거나 국내로 반입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S사는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해외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조성된 비자금으로 선박을 구입한 후 용선료를 해외로 빼돌리거나 비밀 원양어업을 통해 발생된 수익금을 비밀계좌에 은닉하는 수법으로 재산도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적발 실적은 관세청이 한국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과 정보공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 ‘정부 3.0’ 사례다.
관세청은 “교역량이 늘고 외환거래 규모가 증가하면서 이런 불법외환거래가 점점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무역거래를 악용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거나 건전한 수출입기업의 금융지원을 위축시키는 반사회적 부패기업을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