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안철수 의원의 탈당 뒤 말을 아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망연자실하다"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이 문재인 대표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다시 연대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였던 안 의원 탈당을 놓고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야권은 안 의원 탈당으로 분열과 확장의 기로에 섰다. 여권은 지지층 이탈이 일어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여야의 고심을 고스란히 담았다. 하지만 ‘안철수의 길’은 이제 초입에 진입했다. 세력화 여부도 불투명하다. 탈당이 미풍에 그칠지, 태풍으로 휘몰아칠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역대 총선정국의 야권 분열과 선거 결과는 ‘안철수의 길’을 가늠해보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총선 결과와 당시 야당 지형의 함수관계를 들여다보면 안 의원 탈당 진폭도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역대 총선 결과는 ‘익숙한 현실’을 보여준다. 명분 있는 탈당, 통합, 프레임을 주도하는 세력이 승리한다는 사실이다.
2004년에 치러진 17대 총선의 열린우리당과 2008년 18대 총선의 한나라당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 16대 총선의 민주국민당처럼 명분 없는 탈당은 거물급 정치인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외면하고 있었던 현실’도 있다. ‘분열=필패, 통합=필승’은 언제나 정답인 것은 아니었다. 어떤 분열인지, 어떤 통합인지가 중요하다는 역설이다. 1988년 13대 총선 결과는 의회 사상 첫 여소야대를 기록했다. 당시 야당인 평민당과 민주당은 분열된 상태로 선거에 나섰지만 모두 129석을 얻어 여당인 125석의 민정당을 앞섰다. 5공 청산과 여권 견제라는 시대적 소명은 야당 분열을 뛰어넘었다. 이어진 14대 총선 역시 야권(민주당, 통일국민당)은 흩어졌지만 거대여당인 민자당의 과반의석을 막았다. 여소야대는 불완전한 통합(민자당)의 혹독한 대가였다. 정권심판론은 더 이상 야당의 총선 공식이 아니었다. 2012년의 19대 총선과 박근혜 정부 들어 치러진 크고 작은 선거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달라진 현실’도 간과할 수 없다. 중도층 확산은 전통적인 민주 대 반민주 구도를 허용하지 않았다. 호남이 야권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역대 총선 결과와 야권 지형은 ‘안철수의 길’을 분열과 통합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야권은 안 의원 탈당을 차별화 경쟁의 촉매제로 삼아야 한다”며 “정책과 노선, 정치공론층 확산을 주도하는 세력이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박 시장은 "탈당할 정도로 서로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도 정치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총선이 임박하며 연대설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박 시장이 현재 당내에 공식 역할이 없어 중재자 역할에 한계점을 느낀다며, 당내 인사들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