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용무도(昏庸無道)’가 2015년 대학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로 뽑혔다. 혼용무도는 ‘나라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힌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의미다.
20일 <교수신문>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24명(59.2%)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혼용’은 고서에서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이 합쳐진 말이고, ‘무도’는 세상이 어지럽고 도리가 사라졌음을 묘사한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했다.
교수들이 이 말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은 것은 2015년 한국사회가 ‘국가 지도자가 무능하고 사회가 어지러운 상태’라고 노골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고려대 이승환 교수는 “올 연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로 온나라의 민심이 흉흉했다”며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다”라며 “후반기에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혼용무도를 이어 ‘사시이비(似是而非)'가 127명(14.3%)이 선택해 2위에 올랐다. 사시이비는 겉보기에는 맞는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갈택이어(危如累卵)'가 121명(13.6%)의 지지로 뒤를 이었다. 갈택이어는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고기를 잡는다는 뜻이다.
이밖에, ‘위여누란(危如累卵달걀을 포개 놓은 것과 같은 몹시 위태로운 형세)'이 6.5%를, 각주구검(刻舟求劍미련해 융통성이 없다)이 6.4%를 얻었다.
한편, 이번 선정은 사자성어 후보 추천위원단 추천과 예비심사, 전국 교수 대상 본설문의 3단계로 진행됐다. 설문에 참여한 교수들은 전국 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한국 사립대학교교수연합회, 주요학회 등에 소속된 교수 및 각 대학교의 보직교수, 명예교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