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50대 교민이 괴한의 총에 맞아 또 숨진 사건과 관련해 우리 경찰이 최초로 오늘(21일) 저녁 필리핀 현지에 급파해 수사에 나선다.
파견 규모는 범죄수사 전문가와 현장감식 전문가, CC(폐쇄회로)TV 분석 전문가 등 베테랑 경찰관 3명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총기분석 전문가 1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이다. 여기에 경찰청 인터폴 소속 경찰관도 함께해 연락 지원 활동을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사팀은 필리핀 경찰과 함께 현장 감식 등 초동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상황에 따라 현지 당국과 협의를 거쳐 전문 수사관이 추가로 파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경찰이 외국에서 발생한 사건에 수사팀을 파견하는 것은 경찰 창설 이래 처음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수사는 주권이 전제된 활동이어서 필리핀 당국의 사전 동의에 의해 과학수사와 감식활동을 지원하고 수사방향을 자문하는 것이지 우리가 현지인을 대상으로 직접 수사활동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저희들이 추구하는 것은 직접 수사에 가까운 공조수사"라고 말했다. 이처럼 형식은 현지 경찰과의 '공조수사'이지만, 직접 수사와 다름없이 수사활동이 이뤄진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양국 경찰 총수 회담 이후인 지난달 말 필리핀 현지에서 우리 교민이 살인, 납치 등 강력범죄 피해를 볼 경우 파견할 수사팀을 57명 규모로 구성했다. 한편, 현지시간으로 20일 오전 1시30분께 필리핀 중부 바탕가스주 말라르시에서 건축업을 하는 조모(57)씨가 잠을 자던 중 자택에 침입한 4인조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현지 건축업자인 조 씨는 당시 필리핀인 부인과 아기와 함께 잠을 자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가 숨지면서 올해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11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