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5000억원대의 사기혐의를 받고 있는 조희팔 사건의 2인자, 강태용이 구속됐다. 법원은 강 씨가 장기간 도피행각을 벌인 점 등을 들어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2008년도에 중국으로 도주해서 금년 10월 10일에 체포됐다. 68일 만에 돌아왔다.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특별수사팀은 조씨 일당의 범죄수익금 가운데 10억원가량이 주먹계의 대부로 불리는 조창조(77)씨에게 흘러들어간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검찰은 최근 조창조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경비·용역업체 사무실과 집 등을 압수수색해 회계 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조창조씨에게 25일 검찰에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평양 출신인 조창조씨는 6·25 때 대구로 피란 와 대구에서 중·고교를 다녔다. 이후 서울 염천시장 상인협회 경비과장 직함으로 시장 내 이권 다툼을 정리하는 역할을 하면서 조폭들의 대부 노릇을 했다.
1987년 대선 때는 노태우 후보의 사조직인 태림회에서 활동하고 1991년 경북 김천관광호텔 살인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8년간 복역했다. 이명박 정권 유력 정치인과의 친분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10월 중국에서 조희팔의 최측근인 강태용(54)씨가 검거된 이후 조희팔과 강씨 주변 인물들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조창조씨 측으로 수차례에 걸쳐 10억여원이 흘러들어간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이 조희팔 비호를 위한 로비 자금으로 사용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창조씨 측은 "당시 창원 등지에서 사업을 여러 개 추진했는데, 평소 알고 지내던 조희팔이 2억~3억원씩 나눠 투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조창조씨의 측근 인사는 "조희팔이 당시 조창조씨나 MB 정권 유력 인사와 가깝다는 식으로 이름을 팔고 다닌 것을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조희팔을 위해 로비를 한 일은 결코 없다"고도 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16일 국내로 송환된 강태용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발부했다. 강씨는 검찰에서 줄곧 "조희팔은 죽었다"면서, 정·관계 로비 등도 '조희팔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