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다섯 번 재판 끝에 행정소송 최종 패소
줄기세포 논문조작으로 파문을 일으킨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를 파면한 서울대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황 전 교수는 2006년 소송을 제기한 이후 9년여 동안 다섯 차례 재판 끝에 파면이 확정됐다.
'줄기세포 조작'…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3일 황 전 교수가 서울대를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소송의 재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서울대의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는 원고(황 전 교수)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황 전 교수는 서울대가 파면 처분의 근거로 삼은 조사위원회의 보고서가 원본과 다른 위조본이므로 법령을 어긴 징계였다고 주장했다. 파기환송심에서도 파면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졌지만 황 전 교수가 재상고했던 이유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원본 보고서가 변경된 내역을 보면 전체적 내용이 수정본과 동일할 뿐 아니라 변경한 주체도 조사위원회로 보이는 만큼 징계 절차에 하자가 없다는 원심 판단은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황 전 교수는 2006년 4월1일 서울대에서 파면 처분을 받았다. 수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2004∼2005년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줄기세포 관련 논문이 조작됐다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근거한 징계였다.
서울대는 대학과 국가의 명예를 실추하고 교육공무원의 성실·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점도 징계사유로 들었다.
파면 취소 소송을 낸 황 전 교수는 1심에서 패소하고 2심은 승소했다. 2심은 "논문 조작 경위나 실체가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채 징계가 내려졌고 동물복제 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점을 고려하면 파면은 지나치다"며 황 전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서울대는 물론 과학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파면이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당시 "생명윤리 및 안전 확보를 위해 연구절차를 엄격히 통제하고 논문 작성에서 과학적 진실성을 추구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파기환송심은 작년 8월 대법원 취지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황 전 교수는 행정소송과 별도로 연구비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형사재판에서는 난자 제공 대가로 불임 시술비를 깎아준 혐의(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위반)도 유죄로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