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설렘과 즐거움을 나누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24일)은 혜진, 예슬 양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후 8번째 맞는 크리스마스 이브다.
지난 23일 시민단체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은 "오늘(24일) 경기도 안양시립 청계공원묘지에서는 성탄절날 납치된 뒤 살해된 故 이혜진 양(당시 11살)과 우예슬 양(당시 9살)의 8주기 추모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크리스마스날이었던 2007년 12월 25일.
혜진과 예슬 양은 성탄절 예배를 마친 후 놀이터에서 놀고는 밤 늦도록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가족들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애타게 딸들을 찾아 나섰지만 결국 아이들은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2008년 3월 경기도 수원 야산에서는 10토막이 난 채 암매장된 혜진 양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어 시화호 인근 하천가에서는 토막난 어린이의 시신이 발견됐고 이는 예슬 양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잔혹한 살해 사건의 범인은 피해 아동들의 집 근처에 사는 이웃주민인 정성현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법원에서 "술에 취해 차를 몰고 가다 지나가던 아이들이 귀여워 차에서 내린 뒤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는데 아이들이 반항해 죽이게 됐다"라고 진술해 국민의 공분을 샀으며 2009년 2월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 중이다.
범인은 잡혔지만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한 딸들에 가족들의 고통은 덜어지지 않았다.
혜진 양의 아버지는 사건 후 10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그만두고 술에 의지하며 살다 지병을 얻어 지난해 3월 끝내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혜진 양의 아버지는 생전 추모제를 주도적으로 개최하며 딸을 그리워했다. 그렇게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슬픈 추모제가 열렸다.
그러나 혜진 양 아버지가 숨을 거두면서 그해 추모제는 열리지 않았으나 올해 시민단체 주도로 다시 열리게 됐다.
올해 혜진 양, 예슬 양의 추모제는 오늘(24일) 오전 11시 안양 청계공원묘지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