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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자 허위회견 사건,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회

세모자 허위회견 사건,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회] 심종완 기자 입력 2015/12/28 12:06

일가족 성폭행과 성매매 강요 주장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모자 사건'의 피의자들이 28일 열린 첫 공판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피의자 김 모(56.여.무속인)씨와 어머니 이 모(44)씨 측은 이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무고 및 무교 교사, 아동학대 등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무속인 김씨 측은 "이씨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적이 없으며, 이씨의 아들을 학대하거나 거짓 진술을 강요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세모자 사건'의 피의자들이 28일 열린 첫 공판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씨 측 역시 "김 모씨로부터 허위진술이나 고소를 강요받은 사실이 없고 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한 것은 모두 사실이며, 아이들을 정신병원에 보내거나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은 남편으로부터의 위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특히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남편 등의 성폭행 사실을 신고하고 다른 관련자들을 고소한 것은 "모두 남편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무속인 김 씨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씨는 앞서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도 두 아들(17세, 13세)에게 아버지 허 모(45) 씨 등으로부터 성폭을 당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자신이 강요했다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며, 김씨도 이씨에게 이런 범행을 사주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검찰은 이달 초 남편 허씨 등 45명을 성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이씨를 무고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이씨의 범행을 지시한 무고 교사 혐의로 무속인 김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경찰도 남편 허씨를 조사했지만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이씨와 두 아들의 진술에서 성폭행을 당한 장소나 시기에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또 어머니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배후에 김씨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1000회를 맞았다. 지상파 방송사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것이 알고 싶다'가 특유의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평가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가 여전히 단순 범죄와 개인사에만 주목하며 권력형 비리보다는 흥미성 이슈 보도에만 머무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 5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 방송은 큰 반향을 불러왔다. 재벌 회장과 정치인들의 실명을 그대로 공개하면서 구치소 내 특권층들이 누려온 온갖 특혜들을 고발한 것이다. 1000회 특집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의 1부인 '담장 위를 걷는 특권' 편에서는 구치소에 수감된 정치인이나 대기업 회장들이 수감 시설 내 규율과 제도를 악용하며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내용이 방영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동안 주로 특수한 상황에 놓인 개인들이나 사건사고 이슈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었다.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가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세모자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취재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 외에도 학대받은 아이들, 성적 소수자, 시설에 감금된 인권유린 피해자, 희귀 질환 환자, 미제 사건 범죄 피해자 등의 이야기를 다룬 바 있다.


 
▲ '그것이 알고 싶다'는 995회와 996회에 걸쳐 온라인 상에서 회자됐던 '세모자사건'이 피해자의 조작일 가능성을 제기해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홈페이지 갈무리.
 

홍경수 순천향대 교수는 지난 4일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의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미스터리성 다큐멘터리'를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정체성으로 명명했다.


홍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그것이 알고 싶다'의 2015년 1월부터 6월말까지 23회 방송 중 '미스터리'라는 단어가 들어간 경우가 총 8회(35%)였다. 고유지명이 들어간 경우도 5회(22%), 의문으로 끝나는 문장이 4회(17%) 등이었다. 이 세 가지 방식이 전체 부제의 74%에 달했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수사학적 효과도 이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진행자가 주로 던지는 "그런데 말입니다"와 같은 반전의 수사학은 지금까지의 이야기 전개를 다시 뒤엎으며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또한 문성근, 정진영, 박상원, 김상중 등 인기 연기자가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몰입도를 높인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


보도 주제 선정에서는 '가볍다'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비롯한 SBS의 심층보도는 특히 강력 범죄와 개인사에 초점을 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송인덕 중부대 교수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방송모니터위원회 보고서 자료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3년 11월 3일에서 2014년 2월 15일까지의 KBS '추적60분' '취재파일K' '시사기획 창' 'KBS 파노라마'와 MBC의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SBS의 '현장21'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그리고 뉴스타파의 보도를 분석했다.


3사 모두 정부 비판적인 보도의 비중은 적었다. 조사 결과 방송3사 시사프로그램의 정부 정책과 국가기관 감시 기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정책·공기업 관련 보도 비율은 뉴스타파가 36.6%에 이른 반면 △KBS 9.3% △MBC 7.8% △SBS 3.0% 등에 그쳤다. 3사가 모두 정부를 비판하는 민감한 내용의 보도를 비껴나간 셈이다.


특히 △국정원 대선개입 △민간인 불법사찰 △공무원 간첩사건 △박 대통령 평가 △아프리카 박물관 인권침해 △철도 민영화 논란 △송전탑 주민피해 등 현 정권과 관련 있는 주제에서 뉴스타파는 40건(전체 대비 13%)의 보도를 냈다. 반면 방송 3사 중 KBS '취재파일K'에서만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해 1번만 다뤘다.

SBS는 MBC와 KBS와는 다른 주제의 보도에 집중했다. SBS의 범죄 비리 보도는 전체의 20.9%, 인간관심사 보도는 28.4%에 달했다. KBS는 인권·복지 보도가 14.7%, 경제 보도 13.3% 등의 순으로 비중을 차지했다. MBC의 경우 기업 13.7%, 인권·복지 13.7% 등의 순서로 자주 다뤘다.

송 교수는 "SBS는 국가와 공영방송 간의 관계와 달리 상대적으로 정책적 외압의 영향이 적었기 때문에 SBS가 PD저널리즘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도 "사회구조적 이슈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으로 평가받을 여지가 있다. (KBS와 MBC) 두 공영방송의 사회고발 프로그램 쇠퇴의 반대급부를 유리한 방향으로 받았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대중에게는 1분 30초에 머무르는 보도를 넘어 긴 호흡의 탐사저널리즘에 대한 욕구가 있다. 특히 '그것이 알고 싶다'는 다른 보도 프로그램과 달리 배우가 진행을 맡기 때문에 내용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깊이 있는 권력 문제는 파헤치지 않고 관심 끌기 좋은 이슈만 다루는 경향이 있다. 인기에 영합하는 보도가 아닌 사회에 꼭 필요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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