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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선정(禪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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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선정(禪定)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8/05/08 07:49 수정 2018.05.09 08:36
사람의 지혜가 안정되면 마음과 영혼이 통달하여 충분히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선정(禪定)

《참전계경(參佺戒經》제253事에 <정묵(靜黙)>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정묵은 말없이 고요히 있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이 성품이 참되면 고요하고, 진정 아는 것이 많으면 침묵을 지킵니다. 고요하면 능히 하늘과 사람의 이치에 통달하게 되고, 침묵하면 능히 어지러운 것을 진정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사람의 지혜에 순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의 지혜가 안정되면 마음과 영혼이 통달하여 충분히 남의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참된 사람은 고요합니다. 사람들은 작은 재주와 얄팍한 덕만 있어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까 염려하지요. 그러나 진정으로 지혜롭고 참된 사람은 정묵하고 가만히 있어도 스스로 빛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정묵이라는 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말도 어렵고 평소 쓰던 말이 아닌지라 조금은 쉬운 말로 바꿀 수는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건 아무래도 우리들이 늘 상 접하는 선정(禪定)이라는 단어가 아닐까요?

선정이란 반야(般若)의 지혜를 얻고 성불하기 위하여 마음을 닦는 수행법을 말하며, 생각을 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생활을 살펴보면 모든 것이 불만과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듯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잡다한 생각을 쉬지 못하고 어리석게 집착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니까 누구든지 망념(妄念)과 사념(邪念), 허영심과 분별 심을 버리면, 이 세상이 곧 극락이고 이 마음이 곧 부처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마음을 쉬는 공부인 선정을 닦는 것인데, 쉬운 말로 선(禪)과 같은 말입니다. 선이란 하나를 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통일하여 무아적정(無我寂靜)의 경지에 도달하는 정신집중의 수행(修行)방법이 선인 것입니다.

첫째, 좌선의 요지(要旨)입니다.

좌선이라 함은 마음에 있어 망념을 쉬고 진성(眞性)을 나타내는 공부이며, 몸에 있어 화기를 내리게 하고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입니다. 망념이 쉰즉 수기(水氣)가 오르고 수기가 오른즉 망념이 쉬어서 몸과 마음이 한결 같으며 정신과 기운이 상쾌하게 됨을 이름입니다.

둘째, 좌선의 방법입니다.

1) 좌 복을 펴고 책상다리로 편안히 앉은 후에 머리와 허리를 곧게 하여 앉은 자세를 바르게 합니다.

2) 전신의 힘을 단전(丹田)에 툭 부리어 일념의 주착(住着)도 없이 다만 단전에 기운을 주해 있는 것만 대중 잡습니다. 그리고 방심(放心)이 되면 그 기운이 풀어지게 되어, 곧 다시 챙겨서 기운 주하기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3) 호흡을 고르게 하되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며,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합니다.

4) 눈은 항상 뜨는 것이 수마(睡魔)를 제거하는 데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신기운이 상쾌하여 눈을 감아도 수마의 침노를 받을 염려가 없는 때에는 혹 감고해도 좋습니다.

5) 입은 항상 다물며 공부를 오래하여 수승화강(水昇火降)이 잘 되면 맑고 윤활한 침이 혀 줄기와 이 사이로부터 계속하여 나오게 됩니다. 그러면 그 침을 입에 가득히 모아 가끔 삼켜 내리면 건강에 아주 좋습니다.

6) 정신은 항상 적적(寂寂)한 가운데 성성(惺惺)함을 가지고 성성한 가운데 적적함을 가지는 것입니다. 만일 혼침(昏沈)에 기울어지거든 새롭게 정신을 차리면 됩니다.

7) 처음으로 좌선을 하는 사람은 흔히 다리가 아프고 망상이 침노하는 데에 괴로워하게 됩니다. 다리가 아프면 잠깐 바꾸어 놓는 것도 좋으며, 망념이 침노하면 다만 망념인 줄만 알면 망념이 스스로 없어지게 됩니다.

8) 처음으로 좌선을 하면 얼굴과 몸이 개미 기어 다니는 것과 같이 가려워지는 수가 혹 있습니다. 이것은 혈맥이 관통되는 증거라 삼가 긁고 만지지 않는 것입니다.

9) 좌선을 하는 가운데 절대로 이상한 기틀과 신기한 자취를 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혹 그러한 경계가 나타난다 할지라도 그것을 다 요망(妖妄)한 일로 생각하여 조금도 마음에 걸지 말고 심상히 간과하는 것입니다.

10) 좌선을 오래오래 계속하면 필경 물아(物我)의 구분을 잊고 시간과 처소를 잊어 오직 원적(圓寂) 무별(無別)한 진경(眞境)에 그쳐서 다시없는 심락(心樂)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3. 좌선의 공덕입니다.

좌선을 오래 하여 그 힘을 얻고 보면 아래와 같은 열 가지 이익이 있게 됩니다.

1) 경거망동하는 일이 차차 없어지는 것이요,

2) 육근(六根 : 眼 ‧ 耳 ‧ 鼻 ‧ 舌 ‧ 身 ‧ 意) 동작에 순서를 얻는 것이요,

3) 병고가 감소되고 얼굴이 윤활하여지는 것이요,

4)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이요,

5) 인내력이 생겨나는 것이요,

6) 착심(着心)이 없어지는 것이요,

7) 사심(邪心)이 정심으로 변하는 것이요,

8) 자성(自性)의 혜광(慧光)이 나타나는 것이요,

9) 극락을 수용하는 것이요,

10) 생사에 자유를 얻는 것입니다.

어찌할꼬! 어찌할꼬! 생각만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달라지지도 않고, 아무것도 되는 노릇이 없습니다. ‘선정’ 한 가지라도 마음을 챙겨서 꾸준히 해보는 사람에게 지혜와 복이 따르게 되지 않을 까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5월 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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