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새해 첫날인 1일 혁신과 통합으로 내홍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총선에서 승리하자는 각오를 다졌다.
이날 여의도 신동해빌딩 중앙당사에서 열린 단배식에는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당직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표는 인사말에서 "새해에는 우리 당이 국민들의 희망이 돼야 한다. 총선에서 이겨야만 희망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정권교체를 기다릴 수 있다"면서 "총선에서 이겨야만 새해 복도 받을 수 있다. 더 혁신하고 더 단합하고 더 크게 통합할 때, 그리고 더 많은 새로운 분들이 함께 하면서 새 당명 그대로 국민과 더불어 민주당이 될 때 비로소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개혁진보는 항상 목표 앞에 여러 생각을 갖고 번민했다. 그리고 항상 통합으로 이겨냈다"면서 "길은 여러 갈래 있었지만 우리는 늘 승리하는 길을 택했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문희상 의원은 "친구들끼리 언젠가는 길이 만날 것"이라며 "그들이 다시 돌아올 때 절을 떠난 스님처럼 돌아와도 좋고, 아니면 난파선을 버리고 떠난 선장 입장에서 돌아오더라도 따뜻하게 연대하고 맞이해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연대하는 새해 벽두가 되길 바란다"고 야권 연대 필요성을 지적했다.
정세균 의원도 "통합과 혁신을 통해 우리의 유능함을 보여줄 때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거듭 통합과 혁신을 강조했다.
혁신과 통합을 향한 외침에도 일부 지도부가 단배식 행사에 불참하며 내홍이 쉽게 수습되지 않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유승희, 추미애, 이용득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탈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문 대표는 1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 단배식(團拜式)에 참석, "총선 승리는 그냥 오지 않는다"며 당의 혁신과 단합을 기반으로 한 야권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표는 단배식 인사말에서 "작년(2015년)은 우리 국민과 당이 많이 아팠던 해였다. 우리 당은 1년 내내 분열된 모습으로 국민의 걱정거리가 됐다"면서 "새해엔 우리 당이 국민의 희망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우리가 더 혁신하고, 단합하고, 크게 통합할 때, 그리고 더 많은 새로운 분들과 함께해 국민과 '더불어 민주당'이 될 때 비로소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새해 인사차 김대중 평화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금년에 우리가 총선에서 이겨야만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가 있다. 그러려면 우리 당이 단합하고, 더 크게 통합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 여사에게 "많이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이 여사는 문 대표에게 "하는 일이 잘되기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문 대표는 또 이날 오후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 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도 새해 인사를 전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되돌아보면 우리가 하나였을 때 이겼고, 역사도 진보했다. 우리가 갈라지면 역사는 후퇴했다"며 "더 큰 단합, 통합, 혁신으로 국민과 함께할 때 총선에서 승리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역사를 진보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민과 함께 할 때 노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이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여사도 "살면서 어떻게 어려운 일이 없을 수 있겠나. 힘을 내 헤쳐가자"며 "더민주에 좋은 일만 있길 기도하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이날 봉하마을 방문에서 이번 총선 선거대책위의 조기 구성 방침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중진 의원들이 우리 당이 단합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안해줘 수용한 것"이라며 "아직 탈당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고 당내 분열도 상황도 안정되지 않고 있지만, '이제 다함께 총선 승리의 길로 가자'고 당부하고 싶다"고 거듭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하루 이 여사와 권 여사 예방 외에도 지도부와 주요 당직자 등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와 국립 4·19민주묘지, 그리고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소 등을 잇달아 참배했다.
정치권에선 문 대표의 이 같은 신년 행보와 관련, "최근 잇따르고 있는 야권발(發) 신당 창당 추진 움직임에 맞서 자신과 더민주가 이른바 '민주·개혁' 진영의 적자(嫡子)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현충원 방명록엔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다짐합니다", 4·19묘지 방명록엔 승리하는 역사를 다짐합니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 묘소 방명록엔 "통합의 역사를 만들겠습니다"는 글을 썼다.
그러나 당 주변에선 이르면 다음 주중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내 비주류 인사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문 대표의 신년 행보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각에선 당내 주요 행사 때마다 '잔칫상'에 올랐던 호남 특산물 홍어가 이날 단배식에선 모습을 감춘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 전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단배식 행사에 불참했다.
한편 문 대표는 주말인 2일엔 '공개' 일정 없이 경남 양산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는 한편, 총선 선대위 구성 등 향후 정국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