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발생한 진에어 회항 사고에서 가장 먼저 이상을 감지한 것은 승객이었다. 이륙 30~40분이 지나도록 기장 등 항공사 관계자 어느 누구도 출입문 고장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태에서 고도를 높여 계속 운행했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뻔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이날 오전 1시 필리핀 세부에서 이륙한 진에어 LJ038편의 출입문 이상을 가장 먼저 알아챈 것은 승객이었다. 승객은 출발 후 30~40분 뒤 고막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 것이다. 기내는 아수라장이 됐고 승객들은 공포에 떨었으나 항공기 계기판에는 출입문 고장 등 별다른 표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이 기체 이상을 확인한 것이었다.
각종 전자장비를 갖춘 항공기의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항공기 계기판에는 출입문 고장 등 별도 표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장은 뒤늦게 ‘내부 압력 조절 장치’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회항을 결정했다.
승객 김모씨는 “손가락 하나 정도 문이 열려 30~40분만에 회항했다”며 “머리가 아파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회항해 도착한 뒤 출입문 개폐가 안돼 앞문 반대쪽 문을 열고 내렸다”며 “기장은 아무런 안내 방송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은 “안내방송을 하지 않아 인터넷 뉴스를 보고 문이 열린 채로비행한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에어 측은 “문틈 일부가 벌어져 있었을 뿐 열린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승객 163명은 회항 후 대체 항공기인 LJ902편을 통해 예정시간보다 15시간 늦게 부산으로 출발했다. 이 사고로 이날 오후 4시쯤 진에어 LJ243편을 이용해 오키나와로 향할 예정이었던 승객 200여명의 발도 묶였다. 15시간이 지난 4일 오전에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구형이든 신형이든 기내 기압상태와 출입문 개폐여부는 조종석 계기판에 경고·주의등이 켜지고 문자도 뜨게 되어있어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며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문이 열린 상태로 운항했다면 기체결함이나 조종 태만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해당 여객기가 세부에서 돌아오면 출입문 쪽에서 왜 소음이 발생했는지는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