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10시 30분, 북한에서 인공지진이 관측됐다.
위치는 함경북도 길주군 북쪽 49km 지점으로, 북한이 세 차례 핵실험을 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이다. 인공지진 규모는 4.8로, 3차 핵실험 당시 4.9에 비하면 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진 관측 2시간 뒤인 낮 12시 30분,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처음으로 수소폭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 성명]
"조선로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 105(2016)년 1월 6일 10시 주체 조선의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과거 세 차례 핵실험 때는 직간접적으로 예고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미국과 중국에 아무런 통보 없이 기습적으로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성명]
"유엔 안보리 결의에 규정된 대로 모든 핵무기와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폐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군 당국은 정오를 기해 대북 경계 태세를 한 단계 격상하고 미군과의 대북 공조체제도 본격 가동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한국시각으로 7일 새벽 1시 긴급 회동을 갖고, 추가 대북제재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북한의 핵 실험 가능성을 최초로 인지한 곳은 기상청이었다.
기상청이 인공지진의 신호를 1차적으로 감지하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이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6일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4차 북한 인공지진 발생시각은 오늘 오전 10시30분00초이며 전국 127개 지진관측소에서 대부분 이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감지된 곳은 상대적으로 북쪽에 있는 속초(10시30분49초)였으며 서울은 10시31분05초, 대구는 10시31분25초에 감지가 됐다.
기상청은 평소 국내외 지진발생 소식을 곧장 알리던 것과 달리 이번 지진 발생은 일반에 바로 공개하지 않았다. 고 청장은 “인공지진은 ‘국가안보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도록 돼 있다”며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항이라 일반 국민에게 바로 발표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진 발생 약 50초 뒤 최초 감지를 하고 분석을 거쳐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추정한 지진 발생 위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북위 41.30도, 동경 129.09도 지점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장소와 약 1.2㎞ 떨어진 곳이다. 규모도 4.8로 3차 핵실험(4.9) 때와 거의 비슷하다.
기상청이 이번 지진을 인공지진으로 판단한 것은 P파가 두드러지게 관측됐기 때문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P파와 S파 등 크게 두 가지 파동이 생긴다. 윤원태 지진화산관리관은 “자연지진일 경우 속도가 빠른 P파가 도착하고 S파가 나중에 도착하는데 이번에는 P파 감지 이후 S파가 거의 없어 인공지진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고 청장은 실제로 수소탄 실험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핵종(핵물질 종류) 분석 등을 통해 차후 확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