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고질병으로 자리 잡은 거북목증후군을 예방하는 매켄지체조가 화제로 떠올랐다.
어깻죽지와 고개를 뒤로 젖힌 상태를 5초간 유지하는 이른바 '매켄지(Mckenzie) 체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보는 사람이 늘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목 디스크'. 고개를 뒤로 젖히는 이 자세가 목 디스크를 예방할 수 있기에 사무직 회사원과 학생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매켄지 체조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보급시키고 있다. 이 체조는 뉴질랜드 신경외과 의사 매켄지가 고안한 운동이다. 정 교수의 동영상은 10만 번 이상 클릭됐고, 이를 따라 해 효과를 봤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목 디스크 환자는 스마트폰이 없던 2007년 57만여 명에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2011년에 78만여 명으로 뛰었다. 2014년에는 89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폰 등장 6년 만에 목 디스크가 56% 늘어난 셈이다. 중증도도 심해져 2010년 입원 환자 3만4000여 명에서 2014년에는 7만8000여 명으로, 두 배 늘었다.
◇척추를 뒤로 젖혀 주는 매켄지 체조
목 디스크 선행 원인은 '거북목' 자세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하면서 거북이처럼 고개를 앞으로 쭉 뺀 자세를 오래 하면, 어깨와 목·등 근육에 광범위 통증이 생긴다. 이 자세는 목 척추뼈 정렬을 앞쪽으로 기울게 하여 결국 목 디스크를 유발한다.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는 바깥 껍질과 안쪽 젤리 같은 수핵으로 구성돼 있다. 이 수핵이 척추뼈 하중을 받쳐 주는 '물 방석' 기능을 한다. 척추뼈 정렬이 앞으로 숙여지면, 수핵은 뒤로 이동한다. 그런 자세가 만성적으로 되면 수핵은 껍질을 뒤로 뚫고 나와 척추 신경을 압박한다. 의학적으로 '수핵 탈출증'이라고 하며, 이 상태가 흔히들 말하는 '디스크'다. 통증은 주로 수핵이 빠져나오면서 껍질이 찢어지거나 신경을 눌러서 생긴다.
이에 목 디스크를 막으려면 거북목 자세 때문에 뒤로 빠져나가려는 수핵을 앞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고개를 뒤로 젖히면 수핵이 앞으로 이동한다. 이런 현상을 뉴질랜드 물리치료사 매켄지가 처음 발견했다고 그렇게 이름 붙었다.
정선근 교수팀은 최근 20대 초반 10명을 대상으로 목 척추뼈를 뒤로 젖힐 때와 가만히 있을 때를 MRI로 각각 촬영해 비교했다. 정 교수는 "고개를 뒤로 젖히면 수핵이 눈에 띄게 앞쪽으로 이동하고 수핵 무게중심도 전방으로 움직이는 것이 MRI 영상으로 확인됐다"며 "고개를 젖히는 자세를 자주 해줌으로써 거북목과 목 디스크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5분마다 5초간 어깨와 고개를 뒤로
목 디스크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매켄지 체조는 먼저 앉은 자세에서 허리를 활처럼 충분히 편다. 견갑골을 뒤로 지그시 당겨 어깻죽지가 뒤로 젖혀지게 한다. 이 상태에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하늘을 본다. 이 자세를 5초가량 유지한다. 15분마다 1회씩 시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스마트폰 알림을 15분마다 울리게 하면 빼먹지 않고 할 수 있다. 서서 일하다가도 같은 동작을 할 수 있다. 만약 고개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유발되면 통증이 유발되기 직전까지만 젖힌다. 꾸준히 시행하면 통증이 줄면서 고개를 젖히는 각도가 커진다.
허리 디스크 예방을 위해서도 매켄지 체조를 할 수 있다. 엎드린 자세에서 골반을 바닥에 붙이고 상체를 세워서 허리 척추뼈를 뒤로 젖힌다. 그러면 허리 디스크 수핵이 앞으로 이동하여 수핵 탈출증을 줄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잠자기 전에 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