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이 우리나라에서 메르스 진단을 받은 환자 8명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당단백질 8개 부분에서 염기서열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개는 아미노산도 변이도 관찰됐고 , 또한 동물세포에서 증식시킨 바이러스에서도 변이가 확인됐다.
이같은 연구결과를 미국 질병통제센터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1월호에 발표됐다. 이번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 연구에는 1번째, 2번째, 9번째, 10번째, 12번째, 13번째, 15번째 환자의 검체가 사용됐다.
바이러스는 보통 단백질과 유전자로만 구성돼 있고 열쇠와 자물쇠처럼 바이러스와 세포가 딱 들어맞아야만 바이러스도 증식할 수 있다. 주로 낙타의 호흡기 세포에 감염되다 중동에서 사람에게 감염되기 시작한 이후 한국에서는 사람간 폭발적인 감염력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다만 "분석한 4천여 개 염기서열 가운데 8개가 차이를 보였다"며 감염력과 치사력에 미쳤을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염기서열이 8% 이상 차이가 나야 '변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는 기존 바이러스와 0.1%가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잠시 뒤인 오전 11시 반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해 메르스 유행 당시 국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중동국가보다 유독 감엽자와 사망자가 더 많이 속출하면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유전적으로 변화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적은 있으나 방역당국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