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KBS 스페셜’ 5.18기획 ‘오월, 그녀’에서는 평범한 일상 속 들이닥친 광주 오월 항쟁, 그 속에 뛰어든 여성들의 가려져 있던 삶을 조명한다.
계엄군 총격 사이로 시민군 가두방송을 했던 소녀들, 죽은 자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 리본을 만들었던 여성들, 자식을 잃고 진상규명 운동에 뛰어든 어머니들. 당시 여성들이 목격했던 잔혹한 현실, 그래서 더욱이 앞장서 행동했던 38년 전 광주에서 현재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 총 드는 것 빼고 모든 일을 함께했던 여성들의 이야기
“아들, 딸들이 죽어가는데 나오세요. 나와서 지켜주십시오” – 5.18 당시 가두방송을 했던 차명숙
방송차에 올라타 마이크를 잡게 된 차명숙과 박영순 씨. 광주 곳곳에 그녀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계엄군에 갖은 고문을 받아 지금껏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지만 아직도 숨어사는 여성들을 위해 그녀들이 용기 내 발언한다.
“누가 나오라고 하지 않아도 이런 억울한 상황을 보고 분개하지 않을 시민은 하나도 없어요” – 5.18 당시 도청에서 활동했던 김순이
무기고를 털어 시민들이 ‘시민군’이 되었던 그 날, 여성들은 시민군의 한 축이 되었다. 밥하고, 조의금 받고, 검은 리본 만들고, 시체를 염하는 등의 각종 일을 도맡아 했다. 5월 27일 새벽 도청을 빠져나와 살아남은 김순이 씨. 그녀는 살아남은 자로서 자신을 살려주고 떠난 시민군에게 늘 빚진 마음, 죄책감이 든다.
“내 자식을 어떻게 하든지 폭도 누명을 벗겨야겠다는 생각만 들지 하나 무서운 게 없어요” –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김길자
‘엄마 창근이가 죽었어요. 창근이도 죽었는데 나만 살겠다고 집에 못 가요.’
시민군이었던 열일곱 살 아들 문재학은 집에 가자는 엄마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새벽에 들린 총소리… 결국 아들은 시신으로 발견되고 ‘폭도’가 되었다. 자식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김길자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사진을 목에 걸고 거리로 나섰다.
2018년 5월 지금, 80년 오월 항쟁은 많은 이들에게서 잊혀가고 있다. 하지만 당시의 소녀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용기 낸 그녀들의 목소리를 KBS스페셜 5.18기획 ‘오월, 그녀’에서 들어본다. 18일 밤 10시 KBS 1TV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