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운전자와 동승자는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위험이 안전벨트를 맨 사람보다 각각 12배, 6배나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응급실에 실려 온 국내 교통사고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전벨트 착용 여부와 관련한 사망 위험도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응급의료연구실과 질병관리본부 손상감시사업단은 2011~2012년 10인승 이하 차량끼리의 교통사고로 17개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손상 환자 2만3천698명을 대상으로 안전벨트 착용 여부에 따른 사망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결과를 보면 전체 분석 대상자의 64.6%(1만5천304명), 운전자의 76.7%(1만1천91명), 동승자의 45.5%(4천213명)가 각각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안전벨트 착용 여부에 따른 교통사고 사망률은 안전벨트 착용 때 1.4%, 안전벨트 미착용 때 2.8%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교통사고 사망에 영향을 주는 다른 변수를 배제했을 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운전자의 사망 위험도는 안전벨트를 착용한 운전자보다 11.7배나 높았다. 동승자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을때 사망 위험도가 5.5배 증가했지만, 운전자보다는 낮았다. 또 같은 상황에서 머리 부위에 치명적 손상을 입을 위험도도 운전자 3.1배, 동승자 2.1배로 상승했다.
연구팀은 안전벨트가 차량 충돌 시 1차 충돌에 의한 운동에너지 전달을 줄이고, 사람과 차량의 2차 충돌을 막음으로써 치명적인 손상을 막는 효과가 있는 만큼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안전벨트를 꼭 매야 한다고 권고했다. 우리나라는 안전벨트 법제화에도 2001년부터 안전벨트 착용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교통사고 환자 가운데 3분의 2만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책임연구자인 노영선 서울대병원 교수는 "교통사고 손상을 줄이기 위한 공중보건학적 안전벨트 착용 캠페인을 벌이거나 법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