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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교수 별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종합)..
사회

신영복 교수 별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종합)

[시사] 김현태 기자 입력 2016/01/15 23:10
"교수님보다 선생님 호칭이 잘 어울리셨던 분".. 신영복 교수 타계 소식에 SNS에 추모 물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신영복 교수 별세

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 날을 시작하고 있다.  

감옥에서 20년을 보내면서 가진 생각과 소회를 담은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오후 10시 10분께 별세했다. 향년 75세.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경제학자인 신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육사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관으로 일하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년 20일을 복역하다가 1988년 광복절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1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사진은 지난 2008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 20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신영복 교수.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신영복 교수 별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1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2016.1.15 << 도서출판 돌베개 제공 >>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신영복 교수 별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1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2016.1.15 << 도서출판 돌베개 제공 >>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신영복 교수 별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1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2016.1.15 << 도서출판 돌베개 제공 >>
 

1989년부터 성공회대에서 정치경제학, 사회과학입문, 중국고전강독을 강의한 그는 1998년 사면복권됐다.

그가 사면복권된 날 나온 책이 바로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된 뒤 특별석방되기까지 20년간 수감생활을 하며 느낀 한과 고뇌를 230여장의 편지와 글로 풀어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이 책은 큰 인기를 얻으며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후 출간한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1·2', '강의-나의 동양고전독법', '처음처럼', '변방을 찾아서' 등도 베스트셀러 명단에 올랐다.

신 교수는 학자이자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신영복체'로 불리는 글씨체로도 유명했다.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이 그의 글씨체를 사용해 높은 판매기록을 올리자 한동안 기업 광고나 건물 현판을 그의 글씨체로 제작하는 것이 유행했다.

신 교수는 2006년 성공회대에서 정년퇴직한 이후에도 석좌교수로 강의를 계속했으나 2014년 암 진단을 받으면서 그 해 겨울학기를 마지막으로 강단에서 내려왔다.

지난해 4월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라는 부제를 단 '담론'이 출간됐으며 이 책이 나오면서 신 교수의 투병 소식이 공개됐다.

25년동안 성공회대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그의 사상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은 동양고전의 명저인 '시경', '주역', '논어', '맹자', '한비자'를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읽어내는 제1부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과 20년의 수형생활에서 보고 느끼고 배우고 깨달은 바를 엮은 제2부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로 구성돼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감옥은 대학'이라며 교도소에서 보낸 20년 세월은 실수와 방황과 우여곡절의 연속이었으나 다른 한편으로 배움과 깨달음의 여정이기도 했다는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장례는 성공회대 학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영순(68)씨와 아들 지용(26)씨가 있다.

"교수님보다 선생님 호칭이 잘 어울리셨던 분".. 신영복 교수 타계 소식에 SNS에 추모 물결

서해성 소설가는 페이스북에 “오늘은 말도 문을 닫아걸어야 한다. 슬픔이란 결코 언어의 외부로 누설되지 못한다. 글자 이전에 점 하나로도 삶이고 우주이고 역사였던 신영복 선생이 가셨다. 까마득한 날들이 선생의 살갗 안쪽으로 검게 파고들었던 건 그가 고통과 또 망각과 화해하면서 남긴 기록들이었으리라. 선생이여, 저승에도 ‘처음처럼’ 그 글자 획에 취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은가 봅니다. 잉크로 붓으로 쓴 모든 글자들이 무릎 꿇어 당신과 여윕니다.”라고 썼다.


윤성호 영화감독은 트위터에 “군사독재정권 치하에서 스물일곱에 투옥되어 88년 마흔일곱까지 복역하시는 동안의 맑고 치열한 고민이 담긴 서간문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90년대 필독서”였다며 “청개구리 심보인 저는 일부러 피했다가 나중에야 주억거리며 읽은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권성우 문학평론가는 페이스북에 “당신의 진심과 겸손,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역사에 대한 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감옥에 가지마시고 평안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선생님은 교수님이란 호칭보다 선생님이란 호칭이 훨씬 잘 어울리셨던, 의지의 소중함과 삶의 지혜를 언제나 일깨워주셨던 분이셨습니다. 신영복 선생님. 이제는 부디 편히 쉬세요.”라며 애도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트위터에 “더이상 가망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8일 전 하직인사 드리러 갔을 때 제게 말씀하셨죠. ‘걱정마세요. 더 건강해질게요’ 그날 이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막상 비보를 접하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선생님!”이라며 고인과의 마지막 추억을 털어놨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트위터에 “통일혁명당 사건 연루 정도에 비하여 무기징역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면서, 그는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고독한 성찰로 들어갔다. 그가 구축한 넒고 깊은 인문의 세계에 우리 모두는 빚지고 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故 신영복 교수는 누구인가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를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에서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더불어 숲'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오후 10시께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고인은 지난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신 교수는 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이후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20년 20일 만인 1988년 8월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한 고인은 같은 해 옥중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묶은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 '동양철학'을 강의하던 그는 1998년 3월 13일 사면 복권돼 그해 5월 1일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정식 임명됐으며, 2006년 정년퇴임 뒤 석좌교수로 재직해 왔다.

고인의 저서로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1988), '엽서'(1993), '나무야 나무야'(1996), '더불어 숲'(199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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