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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이 몸에서 녹아 뼈가 된다’…영화적 상상 증명..
사회

‘금속이 몸에서 녹아 뼈가 된다’…영화적 상상 증명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1/17 12:23


영화 ‘터미네이터2’…금속이 인간으로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 상상력의 출발은 과거와 현재가 서로 간섭하면서 고정되지 않고 서로 달라진다는 컨셉이다. 1편의 대성공 이후 2편에서 새로 선보인 상상의 터미네이터가 'T1000', 이른바 액체금속 인간이다. 악역인 액체금속 'T1000'이 자유자재 인간으로 변신해서 공포를 주는 화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액체금속이 인간으로 변신하는 화면은, 그러나 그저 상상력의 산물이었다. 대체로 금속 물질이 몸에 들어가면 인간에겐 해롭다는게 상식이다.

금속이 몸에서 녹아 뼈가 된다?



금속이 몸에 들어가서 녹아 뼈로 재생되는, 다소 영화적인 상상력이 현실에서 그 원리가 증명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최근 연구 성과다. 오른손 엄지 위쪽 요골이 골절된 사진이다. 확대된 부분을 보면 뼈에 길게 금이 가 있고, 위쪽 금이 간 부분에는 심은 것은 스테인레스 재질로 만든 임플란트(이식물)이고, 아래 금이 간 부분에 심은 것은 마그네슘 재질로 만든 나사 모양 임플란트이다.



임플란트를 X-레이 사진으로 찍으면, A에서 보는 것처럼 스테레인스 임플란트는 선명하게 보이고 마그네슘 임플란트는 희미하게 윤곽만 보이게 된다. 6개월이 지난 사진 B를 보면 아래쪽 마그네슘 임플란트의 윤곽이 반만 보인다. 나머지는 몸에 녹아 없어진 것이다. 12개월이 지난 사진 C를 보면 아래쪽 마그네슘 임플란트가 거의 없어지고 스테인레스 임플란트만 처음 그대로 선명한 모습이 보인다. 12개월이 지나면서 마그네슘 임플란트는 녹아 없어졌고 뼈가 생성돼 접합됐다. 나사못형 마그네슘 임플란트를 빼기 위한 2차 시술이 필요없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마그네슘은 몸에 좋은 금속?

궁금증은 마그네슘 임플란트가 왜 녹고, 몸에 좋은 금속인가 하는 점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한국과학기술원(KIST) 책임연구원 김유찬 박사는 "산업계 마그네슘 합금은 알루미늄이나 희토류 원소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은데 알루미늄이 몸 속에선 알츠하이머를 유발할 수도 있어서 몸에 좋지 않을 수있다. 이런 걸 배제하고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몸 속의 원소를 마그네슘에 넣어 고순도 생분해 마그네슘 합금을 만들어 임플란트 소재로 쓴다. 생분해 마그네슘 합금은 몸에 해롭지 않은 물질로 만들어져 쉽고 빠르게 부식돼 몸에서 쉽게 분해된다"

금속이 어떻게 뼈로 재생되나?



토끼뼈에 생분해 마그네슘 임플란트를 심으면 사진에서 보듯 검정색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조금 지나면 검정색 부분이 녹아 서서히 뼈 조직으로 변한다. 먼저 마그네슘이 녹은 부분에 녹색의 칼슘 부분이 형성되고 그 다음 붉은색으로, 다음엔 단단한 뼈로 변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본 원리는 생분해성 마그네슘이 몸속에서 녹으며 뼈의 주요 성분인 칼슘과 인을 불러모은 뒤 뼈와 같은 조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생분해성 마그네슘이 녹으면서 주변골과 유사한 조직을 만들고 이들 주변에 뼈조직을 형성하는 세포를 불러들여 최종적으로 신생골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확인된 셈이다. 8주, 16주, 26주(아래 화면) 이렇게 시간이 갈수록 마그네슘이 녹아 서서히 뼈로 차오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생분해 마그네슘 임플란트가 대학 병원 53개의 사례에 이식되어 각각 6개월에서 12개월간 관찰됐고, 어떠한 부작용도 없이 완치됐다는 점이 증명돼 판매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김유찬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의공학 연구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의미 있는 결과다. 하지만, 재료물성의 한계로 수지부와 같은 비교적 응력을 덜 받는 부위에만 사용하고 있고, 향후 강도 및 연신율이 향상된 마그네슘 함금개발이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골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합금이 개발된다면 연 30~40조원에 해당하는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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