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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 한파 녹인 남매'…양말팔아 수익금 보육원 기부..
사회

'동장군 한파 녹인 남매'…양말팔아 수익금 보육원 기부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1/20 18:08

"몇시간동안 밖에 서있어 춥고 다리도 아프지만 마음먹은 김에 꾹 참고 열심히 팔고 있습니다."

인천 남동고교 2년 장상훈 군과 고잔중학교 2년 장서희 양 남매는 특별한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다. 겨울방학 기간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인선 소래포구역 주변 길에서 양말을 판매한다.

살을 에는 바람이나 눈을 막아주는 가림막없이 아버지 87년산 청색 포니2 픽업 화물칸에 형형색색의 여러가지 남녀 양말을 진열해 놓고 손님을 불러 모으고 있다. 화물칸에는 '양말 한 켤레로 사랑을…수익금 전액 보육원에 기부합니다'란 문구가 쓰인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남매는 하루 18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 이 가운데 30∼40%의 이익금을 가톨릭계 입양시설인 해송보육원에 기부한다. 지난해 11월 부모와 함께 이 보육원에서 청소·배식 봉사활동을 한 것이 남매가 양말 장사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장상훈 군은 20일 "부모 없이도 밝게 뛰노는 동생들을 보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떡볶기 장사를 생각했지만 번거로울것 같았고, 마침 어렸을때 어머니가 양말장사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 양말장사를 택했다.토요일 동대문 시장에 가서 양말을 떼와 다음날 판다. 지금은 도매상과 거래가 틔여 택배로 물건을 받는다.

남매는 추운 날씨에 친구들과 놀고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 올해 고 3과 중 3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일요일 장사하느라 못하는 공부는 평일에 더 열심히 해 보충한다.
 

동생 서희 양은 "친구들이 지나가며 '장사가 잘 되느냐'고 묻는다"며 "한 친구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 사간 적도 있다"고 자랑했다. 상훈 군은 "양말이 잘 팔리면 추운지도 모르고 시간이 금방가는데 손님이 뜸하면 추워진다"고 장사꾼의 심리를 털어놨다. 그는 "좋은 일 하려고 시작했는데 돈의 중요성과 장사의 요령을 알게 돼 오히려 나 자신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며 "고3때는 그렇고 대학 가서 여러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 장용원(49·사업)씨는 "TV에서 보는 것보다 실제 해보는 것이 교육적 효과가 높을 것으로 생각돼 가족이 보육원 봉사를 했다"며 "아이들이 동생들을 위해 뜻깊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 격려해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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