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의원, 부산지역의 3선 의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서 오늘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조경태(부산 사하을·사진) 의원이 새누리당에 입당하자 21일 부산지역 야당은 물론 지역구 새누리당 당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조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을 지역 새누리당 핵심 당원들인 김흥남·조정화 등 현직 시의원, 당협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등은 “조 의원의 입당은 저급한 코미디 같은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잃어버린 12년을 되찾으려 20대 총선 필승의 전의를 다져왔고, 예비후보들은 상향식 경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김무성 대표와 중앙당은 적과 야합을 하고 있어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의원의 정치 시작은 대학 신입생 시절, 소위 말하는 '?질'을 했다. 처음에는 사회운동을 해보겠다고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선배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운동을 했다. 다른 동기들보다 열심히 한다는 걸 인정받기 위해 술자리에 무리해서 오래 남아 있거나, 어떤 활동을 하자고 제안하면 먼저 나서기도 하고,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선배의 말을 듣고는 유행하는 드라마나 영화 따위를 열심히 보곤 했다.
그럴 때 선배들이 "열심히 하는구나" 내지는 "나랑 같은 생각이야" 라고 말해주면 정말 좋았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았을 때 그 짜릿한 성취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견제도 했다. '인정 투쟁',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이게 되면서 이 단어를 알게 됐다. 딱, 내가 했던 게 인정 투쟁이었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 인정을 받기 위해 열심히 했던 그 날의 모든 게 인정 투쟁이었다. 어떻게 인정 투쟁을 겪었는가에 따라 좋은 운동가가 되기도, 아니면 '삐뚤어진 사람'이 되기도 한다.
이 양면을 잘 드러낸 사람이 있다. 최근 지역지를 비롯해 중앙지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 정치인, 부산에서 지역구 야당 3선을 했던 정치인, 조경태 의원이다.
조경태의 인정투쟁, 그 결말은...
조경태 의원은 대학 3학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기 시작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르며 보수 여당의 중심지였던 부산에서 야당 정치인 생활을 이어나갔다.
지역 구도를 깨고, '야도(野都) 부산'을 복원해보겠다던 정치인이었다. '노무현의 적자'를 자처하며 지역에서 부단히 정치 활동을 했던 사람이었다. 지역구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 지역민 한 명 한 명과 오랫동안 대화를 하기로 유명했다. 그 덕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3선을 했다. 이쯤이면 '전설'이라 불려도 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조경태는 자력으로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올라갔음에도 당내에선 인정을 받지 못했다. 야당의 부산시당 위원장 자리를 두고도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들에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한명숙 전 의원이 당 대표를 했던 2012년에는 1차 공천자 명단에서 빠지기도 했다.
이처럼 그는 정작 당내에선 실력 있는 정치인으로 인정받지 못해 분을 삭이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럴수록 그는 '인정 투쟁'을 해왔다. 지역에 지하철을 놓기도하고, 지역 내 집회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열심히 지역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당내에선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는 자신과 한솥밥을 먹은 정치적 동료들과 충돌했다. 아니, 자신의 '인정 투쟁'을 받아주지 않았던 사람들과 싸웠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을 공격하면서 친노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언론에 표출하고 다녔다. 결국 '친노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고야 말았다.
그는 점점 야당 지지자들에겐 비난의 대상이, 여당 지지자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됐고, 누구도 자신의 인정 투쟁을 받아주지 못하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인정 투쟁'을 받아주지 않았던 사람들을 원망하며 떠났다.
조경태 의원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그를 인정하지 않았던 지역 내 정치인들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당에서 보였던 조경태의 행보는 '인정 투쟁'의 잘못된 전형 자체다. 지역구 주민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취했던 자세를, 자신의 정치적 동료들에게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그의 인정 투쟁을 누군가는 받아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