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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변호인’, 중국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문화

“한국 영화 ‘변호인’, 중국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1/23 10:01
띵샤 중국 칭화대 역사학과 교수, “민주주의 없는 성장에 한계, 중국도 새로운 정치체제 고민해야할 때 ”

“한 사람이 키가 클수록 태양에 비친 그림자는 더 길다. 덩샤오핑이라는 위대한 국가주석이 중국 역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동시에 많은 문제도 발생했다. 중국의 큰 규모만큼이나 경제적 성과도 크지만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크다.”

중국 칭화대 역사학과 띵샤(Ting Sha) 교수의 이야기다. 띵 교수는 지난 20일 미디어오늘 주관으로 칭화대에서 열린 글로벌 창업 캠프에서 “현재 중국의 괄목할만한 성장세는 덩샤오핑의 과감한 개혁조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제2의 덩샤오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은 1978년도에 3651억 위안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48조 위안에 이른다. 수치상으로 132배나 늘어난 셈이다. 띵 교수는 “이 수치는 덩샤오핑조차도 예상치 못한 수치”라며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이전보다 두 배 정도 성장할 거라는 기대를 넘어 실제로는 132배나 성장했다”고 전했다.

띵 교수는 “한국에도 한강의 기적이 있었지만 중국은 이러한 기적을 더 오래, 그리고 더 큰 규모로 만들어온 국가”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10% 수준의 GDP 성장률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수출 규모가 큰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은 가장 많은 외화를 보유하고, 가장 많은 명품 브랜드를 소비하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 수와 유학생 수도 가장 많은 국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터넷 사용자가 있으며 가장 넓은 철도망을 보유한 국가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뭐든 가장 크고 많은 대국이 된 이유는 덩샤오핑의 경제발전 중심 개혁이 한 몫 했다는 것이다. 상하이나 선전 등 일부 지역의 GDP는 이미 한국 전체의 GDP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

띵 교수에 따르면 중국에는 중산층도 세 계층으로 나뉜다. 중산층만 1억명에 달하기 때문에 중산층 내부에서도 계층이 생긴 것이다. 첫 번째 계층은 우리나라 돈으로 연봉 1800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계층으로 자동차와 집 정도를 소유한 이들을 가리킨다.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부유한 중산층은 연봉이 3600만원 정도다. 이 계층의 자녀들은 미국이나 유럽에 유학을 가거나 해외여행을 자주 다닐 수 있는 수준에 해당한다. 교육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것도 이 계층의 특징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중산층은 연봉 1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명품 구매와 성형 등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띵 교수는 “덩샤오핑이 현재의 중국의 발전을 이끈 데에는 과학기술, 그리고 교육을 중요시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교육열은 한국 못지않다. 베이징대와 칭화대 주변은 한국의 대치동처럼 집값이 크게 올랐다. 중국 전국 각지에서 대학 캠퍼스를 방문하는 인파들로 대학은 북적인다.

띵 교수는 중국의 경제 발전이라는 빛 뒤에 숨은 ‘그림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 중 하나로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제조’국은 맞지만 ‘창조’국은 아니라는 점을 꼽았다. 띵 교수는 “중국엔 아직 소니, 삼성, 나이키 그리고 애플과 같은 회사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엄청난 환경오염이라는 그림자가 중국 국민을 덮치고 있다는 점도 꼽았다. 중국의 스모그는 상상을 초월한다. 띵 교수는 베이징에서는 1년에 180일 이상이 스모그로 덮여 있고 10년 동안 북경에서 폐암 발병률이 400% 증가했다는 수치도 소개했다. 띵 교수는 “스모그가 가장 심한 날의 경우 낮과 밤이 구분이 안 되기도 한다.

띵 교수는 “이후 중국의 갈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덩샤오핑 뿐만아니라 중국의 국가 지도자들은 중국만의 사회주의 체제유지를 강조했지만, 언젠가는 중국도 세계의 질서에 일부 맞춰야 할 순간이 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 일부에서 실제로 다당제와 사법독립, 의회 선거에 대한 논의도 나온다”고 띵 교수는 전했다. 띵 교수는 “중국에서 한국 영화 ‘변호인’이 인기를 끈 이유도 (정치 체제 상에서) 언제까지 중국이 중국만의 특색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해준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띵 교수는 “지난 30여년 동안 중국이 이룩한 경제적 성과는 다른 국가에서 찾아낼 수 없는 것이었다. 성과의 크기만큼 경제 성장에서 야기된 문제들도 상당히 복잡해졌다”면서 “모두가 꿈꾸는 대로 평화롭고 안정적인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2의 덩샤오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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