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은 이메일 주소, 카카오톡, 페이스북 계정만 있으면 가능하다. 다만 직접 투자를 하려면 휴대전화 인증을 받거나 해당 사이트에 신분증 사본을 업로드해야 한다. 투자를 원하는 업체와 청약할 주식 수를 정하면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 전에 투자위험 등에 대한 약관에 동의하는 절차를 거친다. 약관에 동의하고 청약 대금을 계좌이체하면 예비 주주가 된다.
다만 청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이 기업이 목표한 투자액의 80%를 채우지 못하면 투자자들의 청약이 자동 철회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액이 일정 수준에 못 미치면 해당 사업의 투자가치가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이런 규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개업체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펀딩 대상 회사들은 투자자들을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기업 재무상황에 대한 정보, 국내외 시장분석 및 향후 사업계획 등을 게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각 업체에 실시간으로 회사 및 제품에 대한 정보를 문의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나중에 해당 회사가 상장을 하면 주식시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상장하기 전에도 비상장기업의 주식이 거래되는 금융투자협회의 장외시장(K-OTC BB)을 통해 지분을 사고팔 수 있다.
○ 싸이월드도 투자자 모집 대열 합류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첫날 하루 만에 목표 수익률을 100% 달성한 ‘1호 성공기업’이 탄생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해양바이오사업을 하는 ㈜마린테크노는 25일 오후 4시 현재 목표 투자액 7000만 원을 초과 달성했다. 주당 가격이 20만 원으로 다소 비싸고 최소 5주 이상 투자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하지만 해양생물에서 콜라겐을 추출해 화장품 등 각종 상품에 활용한다는 참신한 사업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결정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일반 개인투자자의 최대한도인 200만 원을 이 업체에 투자했다.
이날 펀딩에 나선 업체는 ㈜마린테크노를 포함해 모두 18개 기업. 이들 기업 중에는 과거 국내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였던 싸이월드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싸이월드는 목표금액을 5억 원으로 잡고 앞으로 한 달간 자금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이 밖에도 모바일 게임 제작 업체, 소형 공기청정기 제조사 등이 자금 모집 대열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행 첫날 중개업체 사이트 접속자가 총 4만 명을 넘어섰다”면서 “일반 투자자뿐만 아니라 전문 투자자들도 해당 업체에 투자 문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선해야 할 점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한때 접속자가 몰리면서 3, 4곳의 중개업체 사이트가 접속이 지연되거나 실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많은 업체가 정식 재무제표를 올려놓지 않았고, 일부 업체들은 회사 소개나 경영 현황 대신 개발하는 제품 설명만 늘어놓은 곳도 있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중개업체들이 1차적으로 펀딩 대상 업체를 선정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등록과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면서 “다만 투자 결정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으므로 리스크 요인을 꼼꼼히 살핀 뒤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