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옥 교수가 더민주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의 마지막 인사로 19호 영입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문미옥(48)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이 입당한다면서 "기초과학 분야와 과학정책 분야를 두루 거친 인물로 특히 여성과학자들과 함께 과학입국의 미래를 개척할 최적의 인재"라고 소개했다.
문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입당 회견을 하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과학기술에 아낌없이 투자한 성과와 정책적 노력이 있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교육과학기술부라는 이름으로 과학기술과 교육을 섞어버렸고, 박근혜 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이름 밑에 과학을 숨겨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실에 있는 과학이 세상의 물건으로 빛을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연구투자가 필요한데 우리기업들은 스마트폰을 끝으로 더 이상 세계시장에 진출할 무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독립적인 과학기술 정책을 담당한 부처를 신설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미옥 교수는 경남 산청 출신으로 부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포항공대에서 `다금속간 초전도체 연구`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연세대·이화여대에서 연구교수를 거쳤다. 문 교수는 2003년부터는 과학기술인재정책 분야에서 일을 해왔고, 여성 과학기술 인재육성 분야에서는 손꼽히는 전문가다. 현재는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기획정책실장과 과학기술인협동조합지원센터 기획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지난해 12월27일 표창원 전 경찰대교수를 시작으로 이날 문미옥 실장까지 총 19명(출마 의사자 기준)의 인사를 영입했다. 영입인사 19명의 평균연령은 만 51세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 1명, 30대 1명, 40대 7명, 50대 6명, 60대 4명으로 활동력과 경륜을 겸비한 40대?50대가 주축을 이룬다. 지역별로는 호남권 7명, 영남권 8명, 중부·수도권 4명 등이다.
이들의 분야는, 경제, 경영, 통상, 외교, 안보, 국민안전, 엔지니어, 법조, 과학기술, 창업, 벤처, 신분야, 디자인, 외교, 시민사회, 환경, 방송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있다.
문재인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은 이제 1막을 마쳤을 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어제 김상곤 위원장 중심의 인재위가 출범했다"며 "우리 당은 인재위로 더 젊고 유능한 정당 거듭나 정책과 인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실장의 입당 인사 전문.
‘과학기술’, 잃어버린 10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미래를 위한 준비
저는 물리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가르치다가 2003년부터는 과학기술인재정책, 특히 여성인재정책 분야에서 12년을 일했습니다.
1997년 박사학위를 갓 받고 세상에 발을 디디자마자 IMF위기라는 거친 바람을 맞았습니다. 과학자들은 연구소를 떠나야했고 엔지니어가 먼저 해고되는 풍경을 보면서 신참내기 어린 과학자는 미래가 두려웠습니다. 위기의 순간 과학기술인에게 손을 내민 것은 대한민국 정부였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2001년에 ‘과학기술기본법’을 만들어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갔습니다. 노무현정부는 2004년에 ‘국가경쟁력강화를위한 이공계지원특별법’을 제정하여 이공계인력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도록 정성을 아끼지 않았고 과학기술부 장관은 부총리급으로 격상하였습니다. 위기를 이기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아낌없는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정책적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은 2008년이었습니다. IMF위기 이후 10년만에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찾아 온 애플사의 아이폰. 이 괴물과 같은 물건 앞에서 핸드폰으로 승승장구하면서 여유를 부리던 우리나라 기업들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합니다.
세계시장을 다 잃을 위기는 1년이 지나지 않아 극복의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0년간 비축해두었던 과학기술 연구성과가 있었기에,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대한민국은 독립적인 과학기술 정책이 실종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과학기술을 교육과 섞어버렸고 이어서 박근혜 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이름 밑에 숨겨버렸습니다. 과학기술부의 존재를 잊었고 과학기술 정책을 추진할 구심점이 보이지 않은 채로 10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로 무장한 첨단제품을 쏟아내던 우리나라 기업들은 스마트폰을 끝으로 더 이상 세계시장에 진출할 무기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임금피크제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 과학자들을 비전문가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에서는 교수와 의사를 제외한 모든 인력에 대해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노벨상도 못 받는 과학자들이라고 구박을 합니다. 급기야 올해부터 외환위기 이후 계속해서 증가하던 정부의 R&D투자도 줄어듭니다.
연구실에 있는 과학이 세상에 물건으로 빛을 보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제가 1990년대 초 석사과정 때 물리학세미나 시간에 들었던 GPS 원리연구가 10년이 지난 후 ‘네이게이션’이 되어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과학기술의 전통과 자산이 풍부한 나라에서도 10년 만에 시장에 나오는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완성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정말 열심히 정도가 아니라 죽어라고 연구하고 개발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조급하고 단발적인 정책은 과학기술인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이공계로 많이 가겠다고 하는데 정작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을 뒷받침할 과학기술부는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과학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과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과학자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하는 일을 묵묵히 하기만 해도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그저 밤새도록 문제 풀고 연구하고 공부합니다. 그들의 공부가 우리의 삶에 다시 들어옵니다.
다시 정치가 위기의 과학기술인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과학 연구자가 웃으면, 우리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과학입국의 길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