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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안철수 지지’ 실체 없었다..
정치

‘이희호, 안철수 지지’ 실체 없었다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1/27 22:11
안철수 쪽 녹음 인정…없는 내용 ‘지지 근거’로 보도돼


지난 4일 동교동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비공개 면담하고 나온 안철수 의원은 이 여사가 정권교체까지 언급하며 격려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건은 안철수 의원이 전직 대통령 부인과의 대화를 양해를 얻지 않고 녹음을 했다는 ‘예의의 문제’를 넘어선다. 이희호 여사 예방 직후 <중앙일보>는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 여사가 안 의원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뭔가 이뤄질 수 있는 희망을 느꼈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 “올해 총선에서도 많은 숫자(의석)를 가져가야 하는데”, “지난 (2012년) 대선 때 내가 좋아했었다.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많이 좋아하고 응원했는데, 마지막에 후보를 내려놓게 돼 안타까웠다”, “조금 강했으면, 조금 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강한 모습이 보여 희망을 느꼈다”고 안 의원에게 강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 관련 기사 : [단독] “꼭 정권교체 하세요, 꼭” 이희호 여사, 안철수 지지 http://news.joins.com/article/19364470

 

 

이에 이희호 여사의 아들 김홍걸씨는 보도자료를 내서 “어머님께 직접 확인한 결과, 어머님은 안철수 의원의 말씀을 듣기만 하였을 뿐 다른 말씀을 하신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 어머님께서는 어이가 없어 하셨다”며 반박했다. 안 의원 쪽은 “진실게임으로 흐르는 건 예의에 안 맞고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홍걸씨는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 20여분간 면담했는데 (이 여사가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하셨겠나”고 반문했다. 자신들의 주장이 맞다는 얘기였다. 야권의 갈등은 더욱 커졌다. 사건 이후 호남 민심의 향배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졌고 정치를 안 하겠다던 김홍걸씨까지 더불어민주당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국민의당 ‘실무자’가 녹음했다는 녹취록을 보면 ‘이희호의 안철수 지지’는 실체가 없다. 녹취록에 나오는 이 여사의 발언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꼭 정권교체 하겠다. 정권교체가 되도록 밀알이 되겠다”는 안 의원 발언에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 화답한 정도이기 때문이다. <월간중앙>은 이 녹취록이 ‘일부’라고 밝혔으나 만약 안 의원 쪽 주장에 부합되는 추가 녹취록이 있다면 이미 공개됐을 가능성이 크다.

 

◎ 관련 기사 : [단독입수] 이희호-안철수 1월4일 동교동 비공개면담 녹취록 공개
https://jmagazine.joins.com/monthly/view/309866

 

 

이번 녹취 파문으로 안 의원과 국민의당이 입을 타격은 클 것 같다. ‘새 정치’를 표방하면서도 디제이의 후광에 기대려 했던 점은 이미 수차례 비판받았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왜곡해 활용했다는 점이다. 대화의 당사자인 안 의원에게 온전한 책임이 있다. 대화의 맥락을 전혀 읽지 못했다면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는 거다. 진의를 알고서도 악용을 방관했다면 ‘옳지 못한’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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