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오늘 선고…성 전 회장 인터뷰 신빙성 인정 여부 쟁점
[서울,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늘(29일) 내려진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4월 충남 부여의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에게 3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 6일 결심공판에서 정치자금의 투명성 제고라는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며 이 전 총리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에게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이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성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완구 당시 총리 등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한 녹취록이 공개돼 불거졌다.
여기에 성 전 회장의 유품으로 유력 정치인 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까지 발견되자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나섰다.
이 전 총리는 리스트 파문으로 취임 70일 만인 작년 4월 27일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검찰은 약 3개월간의 수사 끝에 리스트 인물 중 이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재판에서 검찰은 이 전 총리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성 전 회장 비서진이 2013년 4월 4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기록과 비서진의 진술, 성 전 회장 차량의 고속도로 통행정보(하이패스) 기록 등을 제시했다.
이에 맞서 이 전 총리 측은 성 전 회장의 비서진 누구도 검찰 기소 내용처럼 성전 회장과 이 전 총리가 만나 쇼핑백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으며 쇼핑백 내용물을 확인한 사람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 전 총리 측 증인들은 성 전 회장이 부여 사무실에 왔다고 하는 시점에 그자리에 있었지만 그를 보지는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은 뇌물을 줬다고 말한 성 전 회장이 사망한 상황에서 그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 지다.
형사소송법상 증거는 오로지 법정에서 이뤄진 진술만 인정된다. 다만, 예외로 당사자가 사망한 사유 등으로 진술할 수 없는 경우에는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진술 또는 작성된 것이 증명된 때에 한해 관련 서류를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검찰과 이 전 총리의 변호인은 성 전 회장의 진술 녹취록이 이런 증거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첨예하게 맞섰다.
이에 관한 법원의 첫 판단은 이달부터 본격 시작된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