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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권 칼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오피니언

[김덕권 칼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8/06/12 08:05 수정 2018.06.15 08:29
우리가 이 ‘세기의 담판’을 숨죽이고 바라보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이 땅에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없애고 풍요와 행복을 가져다 줄 통일의 그날을 바라 볼 수 있게 되어서 일 것입니다.
전 원불교문인회장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의 유래는 유태교경전 주석서인 미드라쉬의 ‘다윗왕의 반지’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다윗 왕이 궁중의 세공사에게 “나를 위해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어라. 내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 기쁨에 취해 교만하지 못하게 하는 글귀를 넣어야 한다. 또한 그 글귀는 내가 큰 절망에 빠졌을 때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글귀여야 하느니라.”

세공인은 오랜 시간 정성들여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지만, 새겨야할 그 글귀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지혜롭기로 소문난 솔로몬 왕자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 때 솔로몬왕자가 세공인에게 알려준 글귀가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었다고 합니다.

그처럼 우리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세기의 담판’이 드디어 오늘 아침 싱가포르에서 이루어집니다. 두 차례나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새 대안을 제시하고, 김정은 위원장 이 만족한 합의를 했다고 밝혀 빅딜합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두 사람 모두 이른바 통 큰 빅딜 합의를 좋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한반도 명운(命運)을 가를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새 대안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하고도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할 경우, 미국이 해줄 체제안전보장, 협력방안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을 것으로 관측 된다고 하네요.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번에 “미국과 북한이 오랫동안 적국이었으나 이제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언급 해 북한이 진정으로 핵 폐기에 나선다면 미국도 적대정책을 중단함으로써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고 공격도, 침공도 하지 않는다는 체제안전보장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도 과거와는 달리 미국이 적대정책을 중단한다면 핵 프로그램을 이른 시일 안에 완전 폐기할 수 있다는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주한미군철수와 같은 민감한 요구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기의 담판’을 숨죽이고 바라보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이 땅에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없애고 풍요와 행복을 가져다 줄 통일의 그날을 바라 볼 수 있게 되어서 일 것입니다. 이제 그 성공여부는 불과 몇 시간 내에 결판이 날 것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합니다. 이 세기의 담판도 한갓 서로의 자존심 때문에 무너지지 않을까 너무나 조심스럽고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미국 콜로라도주, 산봉우리에 늘 꼿꼿이 서있던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특히 이 나무가 유명했던 것은 400여 년간 무려 열네 번이나 큰 벼락을 맞아도 끄떡없었으며, 모진 눈사태와 폭풍우도 다 이겨냈던 나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호수처럼 된 이 나무가 쓰러지고 만 이유는 실로 어이가 없습니다. 나무를 잘 살폈더니 나무속이 썩어 들어가고 있었는데, 바로 딱정벌레 몇 마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시들지 않고 폭풍과 벼락을 견뎌온 그 거목이 아주 작은 공격자에게 지고 만 것이지요. 손가락으로도 문지르면 잡아 죽일 수 있는 작은 벌레들에게 그 거구가 쓰러져야 했던 것입니다.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의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올까 조바심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오늘 만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지금의 우리 삶을 바꿔놓을 것은 물론, 대대로 운명을 결정지을 아주 중대한 분수령 같은 게 되지 않을 런지요?

아무리 약소국가의 수장이라도 어쩌면 자존심 상하는 말 한 마디에 회담을 결렬 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발 두 사람이 양 국을 대표하는 국가의 수반이라는 금도(襟度)를 지켜 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진정성입니다. 트럼프는 며칠 전 김정은을 만나 보면 1분 내로 그의 진정성을 알아 볼 수 있다고 호언(豪言)을 했습니다.

누구든지 진심을 다해 호소하면 상대방을 감동시키고, 감동받은 상대방은 진심을 다하는 사람의 솔직함과 진정성 때문에 최대한 도와주려고 애를 씁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세기의 담판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솔직함과 진정성은 최대의 무기입니다. 두 지도자가 이 진정성을 지키기 위해 다음 세 가지를 지키면 좋겠습니다.

첫째, 행동입니다.

회담 대상에게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우선 행동이 필요합니다. 움직여야 변화하듯 진심을 알리기 위한 실천이 첫 번째입니다. 아무리 진실 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표현하고 나타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법이지요.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둘째, 공감입니다.

행동하고 표현할 때 있어 공감적 교감은 필수입니다. 모두가 이해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가치일 때 진정성은 받아들여지는 것이지요.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지 않는 행위, 공감가지 않는 행동으로는 진정성을 나타내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멋있는 이야기가 아닌 공감 가는 소통을 진심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셋째, 시간입니다.

공감 가는 행동으로 호감을 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반쪽의 진심은 허위보다 무섭다는 말이 있습니다. 진정한 마음에는 신뢰와 믿음이 따릅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 는 말 이 있습니다. 진심을 전달하는데 있어 시간적 요소만큼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진심은 말 그대로 진짜입니다. 가짜가 아니기에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진실 된 회담을 하면 이 모든 우리들의 걱정과 근심은 <이 또한 자나가리라!>가 되고 세계 평화와 통일의 그날은 올 것이 아닌지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6월 1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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