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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대표, 모스코바 방문후 귀국 의미는?..
정치

손학규 전대표, 모스코바 방문후 귀국 의미는?

[시사] 김현태 기자 입력 2016/01/31 10:09



정치권을 떠나 있지만, 계속해서 러브콜을 받는 인물이 바로 정동영 전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계 복귀가 가까워진 걸까?

[서울,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그런데 손학규 전대표는 다르다. "손학규 전 대표는 밖에서 볼 때보다 훨씬 더 마음을 비웠다, 정말 정계은퇴 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가까운 시일 내에는 (정계에)나오지 않을 것 같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내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이낙연 전남지사의 발언이다.

이 지사는 27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 출연,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의 총선 이전 정계복귀 가능성을 일축하며 이같이 말했다.

필자가 느끼기에도 그렇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 전 대표가 굳이 흙탕물이 튀는 정계에 다시 발을 담글 이유도 없거니와 설사 불가피하게 정계복귀를 하게 되더라도 그 시점이 적어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혈투를 벌이는 총선 이전은 아닐 것이다.

지난 25일 6박7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길에 오른 손 전 대표도 당시 귀국 후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진으로 가야지”라고 답변했다.

이로써 손 전 대표가 2월2일 창당하는 국민의당 대표를 맡게 될 것이란 일부언론의 관측은 보기 좋게 어긋나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더민주에 특별히 힘을 실어주는 것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와 거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손 전 대표는 두 야당은 물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치권 자체를 멀리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치권이 그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가 그를 향해 잇단 ‘러브콜’을 보내는가하면, 그의 측근들은 이른바 ‘손학규 마케팅’을 필승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

전국에 눈발이 날린 지난 13일 오후 2시 광주 북구 매곡동 광주적십자회관 수련원에 각 언론사의 카메라 기자 등 20여명의 기자들이 모여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그날은 광주 북구을 출마예정인 이남재 동아시아미래재단 전략기획본부장의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단순히 이남재 본부장의 출판을 기념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기자들이 모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 왜 그 자리에, 그것도 눈발이 날리는 날, 행사장 내부도 아니고 찬바람이 매서운 야외의 출입구에 기자들이 모여든 것일까?

바로 당일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손학규 전 대표의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손 전 대표는 끝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기자들이 결국 '허탕'을 친 셈이지만 이남재 본부장 입장에선 취재진의 관심을 끌어냈다는 측면에서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한마디로 ‘손학규 마케팅’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말이다.

그러다보니 곳곳에서 ‘손학규 마케팅’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손학규’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후보는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병욱 더민주 경기 성남분당을 지역위원장이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손 전 대표의 출국 전 인천공항 배웅 사진을 올리는가하면, 강진에서 손 전 대표가 자신에게 목도리를 둘러주는 사진 등도 올렸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은 2011년 4보궐선거에서 손학규 전 대표와 함께 야권 돌풍을 일으켰던 경험을 되살려 재탈환을 꼭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들 의외에도 손 전 대표와의 이런저런 인연을 강조하며 손학규 마케팅을 펼치는 후보들이 수두룩하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여당에서 ‘박근혜 마케팅’을 현상과 유사한 현상이 야당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물으나 마나다.

손학규 전 대표의 이름, 혹은 그와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득표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탓이다.

이는 손 전 대표가 비록 정계은퇴 선언 후 강진에서 칩거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국민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심에 가득한 사람들, 그리고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런 저런 술수를 부리는 사람들을 놔두고 굳이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지방에서 칩거하고 있는 그를 불러내야만 하는 딱한 처지에 놓인 까닭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손 전 대표가 비록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국가와 민족, 나아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여전하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가 엄동설한의 혹한기에 더 추운 나라인 러시아를 방문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러시아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한 것은 그런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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