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복귀 가능성 질문엔 끝내 침묵…6박7일 방러 마치고 귀국
[연합통신넷= 온라인뉴스] "러시아가 한반도에 대해 갖는 관심에 비해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은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25일부터 러시아를 방문한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귀국길에 오르기에 앞서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 부족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손 전 고문은 "나 스스로도 이번이 첫 러시아 방문이지만 실제로 방문해 보니 신흥경제국으로 빠르게 도약하며 옛 소련 시절 강대국 지위 회복을 노리는 러시아의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극동연구소에서 현지 한반도 전문가와 외교관 등을 상대로 '한반도 통일과 러시아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 뒤 참석자들의 견해를 듣고 있다.
그는 "러시아는 제정 시절 국제 외교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뿐 아니라 소련 시절에도 세계를 양분해 경영하던 강국이었고 최근 들어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통치 아래 각종 국제 현안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우리가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근년 들어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 정책에 따라 시베리아·극동 지역 개발을 서두르며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이같은 러시아의 구애(求愛)에 제대로 호응하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손 전 고문은 "방러 기간 러시아의 외교계 인사, 학자, 언론인 등을 만나며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상대적 무관심에 불만을 표시하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이러한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특히 지금처럼 러시아가 서방 제재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은 한편으론 한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주요 서방국들의 진출 차단으로 만들어진 러시아 시장의 공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현 한국 정부는미국과 중국에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고 한반도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러시아와의 외교에 소홀하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한국의 편향된 외교 정책 비판에 열을 올리던 손 전 고문은 그러나 국내 야권 구도 재편과 자신의 정계 복귀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모두 자기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 나라의 이익과 미래를 걱정하는 자세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하면서도 '칩거 중인 강진을 언제쯤 떠날 생각인가'란 질문에는 "더 오래 있어야지"라며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손 전 고문은 모스크바 극동연구소에서의 강연,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한국학 센터 방문, 현지 인사들과의 면담 등으로 이어진 6박7일간의 방러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