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천심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성의 마음이 곧 하늘의 마음’이라는 뜻이지요. 엊그제 6,13 지방 선거가 끝이 났습니다. 그야말로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선거였습니다. 어느 카페의 ‘건지산’이라는 분이 ‘민심이 천심’이라는 오행시(五行詩)를 발표하신 것이 그럴싸해서 모셔보았습니다.
<민심이 천심> -건지산-
민- 民意를 저버리는 정치꾼은 언젠가는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심- 心身을 가다듬고 국민의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국민을 잘살게 만들지
이- 이런 것을 공약으로 내걸어야지 상대방을 인신공격하고 비방하면
천- 천지신명이 怒하고 민심이 怒하여 당선되지 못하고 망신살만 뻗칩니다.
심- 심한 네거티브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심정도 생각해야죠.
어떻습니까? 꽤 근사한 오행시 아닌가요? 송(宋)나라의 대신 사호(史浩)가 지은 <상서강의(尙書講義)>에 “천명은 일정하지 않다. 오직 덕(德) 있는 사람을 돕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은 특정한 나라나 단체, 사람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 주는 일은 없고, 오직 덕(德)이 있는 사람만을 도와준다는 뜻이지요.
‘덕(德)’이란 글자는 본래 ‘덕(悳)’으로 썼는데, 곧을 ‘직(直)’자와 마음 ‘심(心)’자의 결합입니다. 결국 ‘곧은 마음’이 바로 ‘덕’이라는 말입니다. 태어날 때는 누구나 곧은 마음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잘못 물이 들어 속이고 꾸미는 것이지요. 정정당당하게 자기의 본성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곧 덕(德)입니다. 그래서 ‘덕을 닦는다.’는 말은 세속에 물든 더러운 때를 벗기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어떤 나라나 단체이든 처음 건립될 때는 무슨 일이든지 순조롭게 되어 마치 하늘이 도와주는 것 같이 됩니다. 그런데 망해 가는 나라나 단체는 무슨 일이든지 꼬이고 비정상으로 되어 마치 하늘이 망치려는 것 같아 보입니다.
새로 일어나는 나라와 단체를 세우려는 사람들은 구성원 모두가 정직하고 근면하고 검소합니다. 그리고 매사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뛰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는 일마다 뜻대로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망해 가는 나라나 단체는 구성원 모두가 원칙을 지키지 않고 나태하고 소극적이고, 부정적이고 교만한 자세로 모든 일을 합니다. 그러니 하는 일마다 되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천명인 듯하지만, 사실 천명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지요. 그래서《서경(書經)》에서 말하기를, “하늘이 보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부터 보고, 하늘이 듣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 부터서 듣는다.”라고 했습니다. 백성들의 반응이 곧 천명이라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엊그제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 ·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이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역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7개 광역단체장 중, 더불어민주당은 14곳, 자유한국당은 2곳, 제주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기초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이 226곳 중, 150여 곳을 석권했습니다.
특히 서울은 25개 구청 중, 서초구청장을 제외하고 싹쓸이했습니다. 경기도와 부산 · 경남에서도 그리고 경북 구미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물결이 넘실거렸습니다. 또한 12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 ·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경북 김천을 제외한 11곳에서 당선자를 내면서 비로소 전국 정당이 된 것입니다,
지난 대선이 끝나고도 민심을 읽지 못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막말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만을 외치다가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어제 대표직을 사퇴하고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도 일찌감치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이제 곧 정계개편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 같습니다.
민심이 천심이라 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그 민심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민심은 야당의 탈바꿈을 원합니다.
야당은 저질적 배신 행각과 잘못을 범하고도 반성할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밥그릇 싸움하는 야당의 귀족적 안이한 태도에 민심은 화가 났습니다. 야당의 인간적 배신과 탐욕과 이중적 행위에 민심은 더 분노한 것입니다. 민심은 정치적 물갈이를 원하고 있습니다. 민심을 모르는 지도층, 현장을 모르는 정치꾼, 감언이설로 표를 얻고자 하던 정치인은 이제 탈바꿈 하기를 국민은 원합니다.
둘째, 보수의 독선과 오만과 배신은 끝내야 합니다.
배부른 야당의 지도자들은 눈치를 보면서도 환골탈퇴를 하지 못했습니다. 민심은 과거의 배신, 분열, 혼란, 피폐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보수 지도자들은 알아듣지 못하고 계파 싸움만 했습니다. 자유체제보장과 오만과 독선에 대한 CVID가 먼저 필요한 곳은 북한이 아니라 우리 보수야당이어야 합니다.
셋째, 참신하고 젊은 인재에게 기회를 주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보수라는 이미지는 어떤 내실을 갖추어도 진보라는 이미지를 이기기 어렵습니다. 국가이익과 국리민복과 민생을 돌보지 않고 자기들 이익 챙기기에 바쁜 보수의 이미지로는 진보를 이길 수 없습니다. 새 인물을 찾아내 기회를 주고 새 정치지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넷째, 이문덕(以文德)을 배워야 합니다.
‘이문덕’이란 이번 6,13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덕분’이라는 뜻입니다. 백성을 받들고 평화의 길을 열어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정당한 국정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지 않고 적극 도우며 ‘덕의 청치’를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당한 반대는 당연히 치열하게 하여 국정이 바로 갈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지금 세상은 눈도 깜빡이지 못할 정도로 핑핑 돌아갑니다. 불구대천의 원수나 다름없던 미국과 북한이 서로 손을 잡고 웃고 있습니다. 민심이 천심입니다. 야당은 이번엔 진정 환골탈태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 까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6월 15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