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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복수불반..
오피니언

[덕산 김덕권칼럼] 복수불반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8/06/18 07:24 수정 2018.06.19 08:18
엎지른 물은 두 번 다시는 담을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보수는 이 물을 새로 떠오지 않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로 날아야 대한민국이라는 붕(鵬)새가 제대로 날을 수 있기 때문입&

복수불반

며칠 전 동창생들의 카톡 방에 어느 친구가 ‘6,13 지방 선거는 부정선거로 무효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한 옹고집 보수주의자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했으나 참으로 씁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보수는 도무지 승복할 줄을 모릅니다.

그 와중에도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에 참패한 후 반성문을 썼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6월 15일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와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등진 채였지요. 원내대변인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당명을 바꾸고, 두 차례나 혁신 위를 운영했지만, 희망을 드리지 못했다. 국민들께선 합리적이고 품격 있는 보수 정당을 원했지만 거친 발언과 행태는 국민들의 마음이 자유한국당으로 부터 멀어지게 했다. (중략) 국민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상투적인 변화와 단절하고 국민과 대한민국의 미래만 바라보며 그 누구도 걸어가지 않는 길을 나아가겠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당대표 권한대행인 김성태 원내대표는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전광판 앞에서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반이 흔들리고 기둥뿌리 뽑힌 마당에 안방 아랫목 차지할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당장 주저앉은 처마를 다 거두고 튼튼한 기반 아래 새 집을 지어야 한다.”면서 사실상 ‘해체 후 재창당’을 향후 당의 진로로 제시했습니다.

‘복수불반(覆水不返)’이라는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있습니다. 저질러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이지요. 주(周)나라를 세운 무왕(武王)의 아버지 문왕(文王)의 시호(諡號)를 가진 서백이 어느 날 황하의 지류인 위수로 사냥을 나갔습니다. 피곤에 지쳐 강가를 한가로이 거닐다가 낚시질을 하고 있는 초라한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수인사를 나누고 이것저것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백은 깜짝 놀라고 맙니다. 초라하고 늙은 외모와는 달리 식견과 정연한 논리가 범상치 않았던 것이지요. 단순히 세상을 오래 산 늙음이 가질 수 있는 지혜 정도가 아니라 깊은 학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경륜이 서백을 놀라게 하고 말았습니다.

잠깐의 스침으로 끝낼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한 서백은 공손하게 엎드리며 물었습니다. “어르신의 함자는 무슨 자를 쓰십니까?” “성은 강(姜)이고 이름은 여상(呂尙)이라 하지요.”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 보니 제가 스승으로 모셔야 할 분으로 여겨집니다. 부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과한 말씀이오. 이런 촌구석에 틀어박힌 민초(民草)가 뭘 알겠소.” 강여상은 사양을 거듭했으나 서백은 끈질기게 그를 설득하여 기어이 자신의 집으로 모셔가고 맙니다. 강여상은 서백을 만나기 전까지는 끼니가 간 곳 없이 곤궁했지요. 그런 그에게 질려 아내 마씨마저 친정으로 가버린 지 오래 되었습니다.

미련 둘 것도 없는 강여상은 서백의 집으로 갔고, 그의 아들 ‘무왕 희발(武王 姬發 : ?~BC 1043년?)의 스승이 되어 가르칩니다. 강여상은 주나라의 제상이 되어 탁월한 지식과 지도력으로 무왕의 제후에까지 올랐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가마를 타고 지나가는데 웬 초라한 노파가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바로 강여상을 버리고 떠난 아내 마씨였습니다.

남편인 여상이 주나라에서 출세를 해서 제후까지 되었다 는 소문을 듣고 천리 길을 찿아온 것입니다. 마씨는 땅바닥에 엎드려 울며 용서를 빌었습니다. 강여상은 하인을 시켜 물을 한 그릇 가득 떠 오게 했습니다. 하인이 물을 가져 오자 강여상은 마씨의 앞에 그릇을 던져 버립니다. 물은 다 쏟아지고 빈 그릇이 흙바닥에 뒹굴었습니다.

“이 그릇에 도로 물을 담으시오. 그렇게만 된다면 당신을 용서하고 내 집에 데려 가겠소.” “아니! 그게 말이나 됩니까? 한 번 엎지른 물을 어떻게 도로 담습니까? 그것은 불가능 합니다.” 마씨의 울부짖는 말에 강여상은 차갑게 말했습니다. “맞소! 한 번 쏟아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고 한 번 집과 남편을 떠난 여자는 다시 돌아올 수 없소.”

엎지른 물은 두 번 다시는 담을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보수는 이 물을 새로 떠오지 않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로 날아야 대한민국이라는 붕(鵬)새가 제대로 날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방법을 알아볼까요?

첫째, 정부와 대통령부터 인정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어떻게 자국 대통령과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막말을 해대어서야 되는가요? 바로 보수의 마음속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조금이라도 존경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간주하고 있습니다. 협력할 것은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나라가 막히지 않고 국민 생활에 불편함이나 인상 찌푸리게 하는 일들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통일은 우리 민족의 숙원사업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얼마나 오래 동안 나라와 민족적이 갈려서 낭비의 세월과 역사가 되었던가요? 국토와 민족이 둘로 갈린 것은 바로 이와 같은 보수의 고집에도 원인이 있었습니다. 보수 세력이 정당으로써 존재를 하고자 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노선을 버리고 통일 한반도를 위해서 앞장을 서고, 나라 발전과 미래를 향해서, 그리고 국민들의 행복 추구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헌신하고 희생하는 정신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입니다.

셋째, 정부에 협력과 견제라는 두 바퀴가 잘 굴러가도록 해야 합니다.

보수가 회생할 수 있는 길은 진지하게 나라 발전과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가기 위해서 애쓰고 힘쓰는 그와 같은 진정성을 보인다면 국민들의 마음은 다시 보수로 마음들이 돌아 올 것입니다.

무엇이나 극(極)하면 변고가 생기고 과하면 폐단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간 우리 보수는 사사건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해왔습니다.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새 부대에 새 술을 담궈야 보수도 살아나고 나라도 통일의 그날을 향해 힘차게 달려갈 것이 아닌지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6월 1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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