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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중·고교생들의 특별한 졸업식...나이는 평균 50..
사회

늦깎이 중·고교생들의 특별한 졸업식...나이는 평균 50대 중반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2/04 14:09
배우지 못한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늦깎이 중·고교 여학생들의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연합통신넷=온라인뉴스팀] 4일 오전 부산 사하구 장림동 은항교회에서 부경중·보건고등학교의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장을 받은 주인공들은 평균 나이 50대 중반의 늦깎이 중·고교 졸업생 224명(중학교 114명, 고등학교 130명)이다. 졸업생들은 청소년 과정 외에도 만학도 반을 운영하는 이들 학교에서 2년간 6학기의 과정을 모두 수료했다.

지난2013.2.13일부산지역 만학도의 산실, 부경보건고등학교 성인 여중과 여고생 어머니들이 부산 사하구 장림동의 은항교회에서 졸업식을 가졌다./사진=연합뉴스

이날 학사모와 학사의를 단정하게 차려입고 졸업식장에 들어선 만학도들은 여느 여중생이나 여고생과 다르지 않았다. 휴대전화를 꺼내 학우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동년배인 스승에게 그동안의 베풀어준 배움에 감사하며 인사를 올렸다. 하지만 '졸업식 노래'의 제창이 시작되고 졸업장을 받아들 순간이 다가오자 힘들었던 지난 세월이 떠오르는 듯 저마다 눈시울을 붉히며 흐르는 눈물을 조용히 닦아 냈다.

중학교를 졸업한 성쌍순(70) 학생은 뇌종양을 앓으면서도 낮에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저녁에는 학업을 성실히 수행해 정근상을 받았다. 73세 최고령으로 학우들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김중자 학생은 학우들의 진심 어린 격려와 박수 속에 고교 졸업장을 받았다.

교고 졸업생 중 막내로 결혼 이주여성인 팜티튀(25·베트남) 학생은 지난해 말 부산대 사회복지학과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한 소식을 전하며 앞으로도 학업에 더 전념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조문수 보건고등학교 교장은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낮에는 택시 운전을 하면서 성실히 공부한 학생, 새벽 3시에 일어나 부전시장에서 과일을 판 돈으로 자식을 키우면서 배움을 갈망했던 학생 등 다양한 사연의 졸업생들이 있다"며 "이들이 받은 값진 졸업장이 배움을 원하는 다른 만학도에게도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경보건고는 배움의 한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성인 여성들을 위한 배움터를 2001년 개설했다. 여고 교육과정을 개설한 뒤 이듬해에는 중학교 과정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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