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두 경찰'의 선행으로 새삶 찾은 쓰레기 더미속 70대..
사회

'두 경찰'의 선행으로 새삶 찾은 쓰레기 더미속 70대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2/04 15:35

쓰레기 더미 아파트에서 생활하던 70대 노인이 파출소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깨끗한 집을 얻게 된 사연이 전해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연합통신넷=온라인뉴스팀]지난달 16일 오후 9시 30분께 경기 김포경찰서 양촌파출소 소속 신민철 경사와 양진철 경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거리를 순찰하던 중 길가에 앉아 움직이지 못하는 A(74)씨를 발견했다. 거동이 불편한데다, 대화조차 제대로 못하는 A씨를 순찰차에 태워 거주지인 임대아파트까지 바래다준 두 경찰관은 3일 뒤 매서운 한파가 닥치자 건강이 염려돼 다시 A씨 집을 찾았다.

경찰관들이 A씨 집을 청소하기 전과 후의 모습.

현관문이 열리고 집 안에 들어선 순간 두 경찰관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 안은 현관부터 부엌을 지나 방까지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고, 앉거나 누울 자리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악취가 풍겨 숨을 쉬기조차 어려웠다. 두 경찰관들은 이대로 A씨를 방치해 둘 수 없다고 판단, 파출소장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A씨를 돕기로 했다.


다음날부터 파출소장과 순찰팀장, 두 경찰관 등은 수시로 A씨를 찾아와 병원에 입원할 것을 권유했다. 세상과 등진지 오래여서 일까 A씨는 병원 치료나 경찰관들의 도움을 완강히 거부했다. 1주간 무려 10여차례나 찾아가 설득한 끝에 A씨는 마음의 문을 열었다. 그 길로 두 경찰관은 김포지역 병원들을 수소문해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한 병원에 A씨를 입원시켰다.

김포경찰서 신민철 경사가 A씨를 병문안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facebook.com/gyeonggipol검진결과 A씨는 뇌출혈이 오래 방치돼 있고 몸에 욕창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경찰관들은 A씨를 병원에 입원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그의 집을 깨끗하게 치워주기로 했다. 관할 읍사무소 관계자, 이장, 해당 임대아파트 관리소장, 주민자치위원들과 머리를 맞댄 경찰은 28일 A씨 집을 청소했다. 이 좁은 임대아파트 안에서 나온 쓰레기는 무려 5t분량이었다.

쓰레기를 치우고 묵은 때를 벗긴 후 도배를 새로 하고 장판을 교체하자 쓰레기장 같던 아파트는 새 집이 됐다. 집 치우기에 도움을 준 주민자치위원 등은 앞으로 A씨에게 음식과 생필품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1일 A씨는 병문안을 온 두 경찰관이 "이제 곧 명절이예요. 같이 떡국 드셔요"라고 하자 "내가 큰 절이라도 하고 싶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찰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A씨와 수년간 연락을 끊고 살던 가족들을 찾아줬다. 가족들은 A씨를 서울의 큰 병원으로 옮겨 잘 모시겠다는 뜻을 경찰에 전했다.


신 경사는 "말씀을 제대로 못하셔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A씨는 국가유공자였다"며 "이 시대 아버지 같은 분이 홀로 어려운 환경 속에 사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먹먹해 도움을 드린 것뿐"이라고 겸손해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4일 A씨와 두 경찰관들의 따뜻한 사연을 경기청 페이스북(facebook.com/gyeonggipol)에 올렸다.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