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수요일까지 이어지는 설 황금연휴가 오늘(5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각 방송사는 다양한 설날 특선 영화를 선보인다. 연휴에 방송되는 18편의 영화 중 관객의 마음을 울린 감동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
영화 '국제시장'은 가난하고 힘들었던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러면서 지금의 풍족함이 힘들게 살아온 아버지 덕분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덕수(황정민 분)는 동생 학비를 위해 파독 광부에 지원하고 돈을 벌러 월남으로 떠난다. 덕수가 평생에 걸쳐 갖은 고생을 하며 가족들을 지키는 모습에서 우리 모두의 아버지가 보인다. '국제시장'은 나이 들어갈수록 고집스럽고 말도 통하지 않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덕수가 아내 영자(김윤진 분)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우리가 겪은 고생을 우리 자식들이 겪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구절에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담겨있다.
"석 달만 더 살아요. 이렇게 석 달만 더 살면, 내가 얼마나 반갑겠소"
진모영 감독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76년 평생을 함께한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과 이별을 그린 감동 다큐로 관객 수 480만 명이 넘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2014년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관객상, 제6회 올해의 영화상에서 독립영화상, 제22회 LA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받으며 웰메이드 영화임을 입증했다.
영화는 100세에 가까운 노부부의 서로를 향한 순애보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노부부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 같아 보인다. 노부부의 진정한 사랑은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요즘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 둘 중에 누가 먼저 죽든, 울지맙시다. 어차피 잠깐 떨어져 있는 거니까"
강제규 감독의 영화 '장수상회'는 70살 연애 초보 '성칠(박근형 분)'과 그의 마음을 뒤흔든 꽃집 여인 '금님(윤여정 분)'의 마지막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첫사랑보다 서툴고, 첫 고백보다 설레고, 첫 데이트보다 떨리는 특별한 노년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성칠과 금님의 로맨스와 가족과 동네 주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억지로 눈물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어느 시점부터 자연스럽게 눈물이 흐른다.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다. 삶보다 죽음이 가까운 노년의 가슴 떨리는 로맨스, 그리고 두 사람의 연애를 온 동네 사람이 응원한다는 설정은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지 같지만, '사랑보다 고귀한 것은 없다'는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명절 연휴처럼 영화를 즐기기 가장 좋은 때도 없다. 긴 연휴 동안 마음 편히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설 연휴에도 극장가는 물론 안방에서도 즐길 영화가 풍성하다. 설 연휴 기간에 볼만한 영화를 정리했다.
◆ 인기 오락영화부터 거장의 신작까지
올해 설 연휴 극장가에서는 두 편의 영화가 치열한 흥행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 그리고 황정민, 강동원 주연의 '검사외전'이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쿵푸팬더3'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흥행을 이끌고 있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전작 못지않은 흥행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팬더 포가 최강의 악당 카이와의 대결을 통해 다시금 '용의 전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포의 목소리를 연기한 할리우드 스타 잭 블랙은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맹활약을 펼쳤다. '무한도전' 출연 효과가 개봉 2주차에 그 힘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개봉한 '검사외전'은 일찌감치 설 연휴 기대작으로 손꼽힌 작품이다. '국제시장'부터 '베테랑' '히말라야'까지 흥행 3연타 홈런을 친 황정민, 그리고 지난해 '검은 사제들'로 전국 554만 관객을 모은 강동원이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누명을 쓰고 살인범이 된 검사 변재욱(황정민)이 교도소에서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을 만나 복수에 나서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부터 막춤까지 파격 변신을 선보인 강동원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 영화 '자객 섭은낭'./영화사 진진
영화 팬들을 위한 거장 감독의 신작도 4일 개봉해 설 연휴 기간 동안 극장가를 찾는다. '벨벳 골드마인' '아임 낫 데어' 등으로 잘 알려진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 그리고 '비정성시' '카페 뤼미에르' 등을 연출한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자객 섭은낭'이다.
'캐롤'은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랑을 만난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가 주인공 테레즈와 캐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루니 마라)을 수상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각색상·촬영상·음악상·의상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자객 섭은낭'은 그동안 리얼리즘의 시선으로 대만 사회를 스크린에 담아온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당나라를 무대로 자객으로 자라난 섭은낭(서기)의 이야기를 그린 무협영화다. 시적인 영상미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서기, 장첸, 그리고 일본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등이 출연한다.
◆ 안방서 마음 편히 즐기는 화제작
설 연휴 동안 영화를 즐기기 위해 꼭 극장을 찾을 필요는 없다. 안방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KBS에서는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화제작을 방영한다. '극비수사'(8일 오후 9시50분 KBS2)는 곽경택 감독이 연출하고 김유석,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실종된 유아를 찾기 위해 뭉친 형사와 도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70년대 부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유괴사건을 다뤘다.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 주연의 '스물'(9일 오후 9시50분 KBS2)도 방송된다. 스무 살이 된 청춘들의 좌충우돌 소동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밖에도 여진구, 이민기 주연의 '내 심장을 쏴라'(6일 토요일 오전 12시30분), 류승룡 주연의 '표적'(7일 일요일 오후 11시40분),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명량'(6일 토요일 오후 10시) 등도 연휴 기간에 방송된다.
SBS는 2014년 11월에 개봉해 독립영화 최고 흥행을 기록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9일 화요일 오후 11시 방영한다. 손예진, 김남길 주연의 '해적: 바다로 간 산적'도 5일 금요일 오후 11시25분 만날 수 있다. EBS에서는 강동원, 송혜교 주연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7일 일요일 오후 11시 방송한다. '러브 스토리'(5일 금요일 오전 오후 10시45분), '포레스트 검프'(7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등 고전 영화도 만날 수 있다.
케이블 채널에서도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다. 티캐스트 계열의 영화채널 스크린에서는 '호빗'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호빗: 다섯 군대 전투'를 6일 토요일 오후 11시 TV 최초로 방송한다. 최승현, 신세경 주연의 '타짜: 신의 손'은 7일 일요일 오후 10시에 만날 수 있다.